- 편당 24분 정도쯤 되는 에피소드 일곱개가 전부인 짧은 드라마입니다만, 시즌 피날레가 결말도 아니고 일단락은 커녕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식이네요.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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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러한 원작을 갖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와 같은 작가의 만화래요. 저는 안 봐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만, 뭐 공통점은 있네요. 이런저런 사연으로 멘탈도 안 좋고 사회 생활도 망한 상태인 틴에이져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아주 불친절한 세상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다 폭주하는...


드라마 짤이 아니라 원작 만화 짤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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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조악한 합성 말고는 구하기 힘들 정도로 드라마 관련 괜찮은 홍보짤이 없어요. ㅋㅋㅋ



 - 암튼 주인공은 미국의 고교생입니다. 이름은 시드니. 원래도 그렇게 좋은 성격은 아니었을 것 같지만 1년 전 아버지가 쌩뚱맞게 유서도 없이 집의 지하실에서 자살을 해버린 이후로는 더더욱 피곤한 성격이 되었죠. 게다가 집은 가난하고 이사도 자주 다녀서 친구도 별로 없구요. 어쩌다 얻어 걸린 친구 하나에 온 마음을 다 바쳐 충성하려 하지만 그 녀석은 하필 꼴 보기 싫은 학교 쿼터백 녀석이랑 눈이 맞아서 닭살짓을 하고 다니고... 학교 상담 선생이 '여기에라도 솔직한 니 맘을 적어봐. 검사 안 할 게'라며 던져 준 지나치게 귀여운 일기장에다 자기 사는 걸 깨작깨작 적어보지만 큰 도움은 안 되구요. 그러다 집 근처 사는 보급형 톰 히들스턴처럼 생긴 너드랑 친해지지만... 좋은 녀석이긴 한데 엄... 그러다가 어느 날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어떤 소질(?)을 발견하며 이 꼬인 청춘의 삶은 수십배로 더 피곤해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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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엔 닮았습니다. 톰 히들스턴 팬분들 화내지 마시고. ㅋㅋㅋ)



 - 스포일러를 피해보겠답시고 몇 가지는 좀 애매하게 적긴 했는데, 사실 시작부터 패를 다 까고 시작하는 드라마입니다. 다짜고짜 맨 첫 장면부터 아주아주 유명한 '모 영화'를 대놓고 오마주하면서 시작하는데... 그 영화를 떠올리는 순간 주인공이 어떤 처지이고 어떤 일을 겪게 될지 큰 틀에서는 바로 다 파악하게 되죠. 그래도 이 글에서는 그냥 '루머의 루머의 루머' 같은 류의 평범한 하이틴 너드 고생담은 아니에요... 라는 정도로만 말해두겠습니다.



 - 나오는 배우들중에 제가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은 주인공 역의 소피아 릴리스 뿐입니다. '그것'의 그 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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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누가 봐도 예쁜데 극중 역할상 안 예쁜 척... 을 상당히 잘 소화합니다. ㅋㅋㅋ 칙칙하고 촌스러운 옷차림에 화장도 거의 안 하고 다니고. '예쁜 표정' 같은 것도 잘 안 짓는데... 생각해보니 '그것'에서도 좀 그런 역할이었군요. 뭐 그래도 예쁜 건 숨길 수가 없어서 보기도 좋고, 연기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봐도 엘리자베스 올슨 조카쯤 되어 보여요. 그냥 얼굴만 닮은 게 아니라 분위기, 연기할 때 표정 같은 것도 닮았더라구요. 특히 뭔가 예민하고 억울하고 신경쇠약스런 느낌 같은 게 되게 비슷했습니다.



 - 아. 적다보니 드라마에 대한 얘길 거의 안 하고 있네요.

 사람들 후기나 평점 같은 걸 보면 평가가 되게 높은 편인데요. 상대적으로 저는 좀 ?? 이런 느낌으로 봤습니다.

 웃기기는 한데 이게 웃어도 되는 상황인가 싶은 부분이 많고. 이런 류의 하이틴드라마스럽게 훈훈한 장면들도 많지만 그게 또 대부분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금방 건너 뛰어버리구요. 캐릭터들도... 뭐 이미 말씀드렸듯이 한 시즌 다 해봐야 '아이리쉬맨' 영화 하나보다 훨씬 짧은 분량이다 보니 그렇게 깊게 다루어지지 않는 느낌이구요. 뭣보다도 장르 둘(틴에이져 성장물&초자연 호러...라고 해야 하나 좀 애매하네요;)을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뭔가 서로에게 보탬이 안 되는 느낌이 자주 들었어요.

 부분부분은 다 괜찮은데 그게 합쳐진 모양새가 좀 정리가 안 된다고나 할까요. 그 와중에 떡밥 회수는 커녕 이제 프롤로그는 끝났다!!는 식으로 끝나버리는 시즌 엔딩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구요.



 - 정리하자면 대충 이렇습니다.

 부분부분들은 다 괜찮아요. 지루하지 않게, 대체로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만, 뭔가 정돈이 덜 된 느낌입니다. 에피소드 수를 늘이든가, 아님 에피소드당 런닝 타임을 늘이든가 해서 좀 더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다뤘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구요.

 뭣보다 결말이... ㅋㅋㅋ 아니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인 상황인데 다음 시즌은 언제 기다리나요. ㅋㅋㅋㅋㅋ이럴 거면 왜 이렇게 짧게 만들었는지 정말 좀 당황스럽네요.

 결론은, 재미는 있지만 두 세 시즌 정도 나온 후에 보시는 게 정신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일부러 기다리실 필요는 없지만 서둘러 보실 필요도 없어요. 아마 드라마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도 그 후에나 가능할 것 같네요.




 + 제작진이 나름 화려(?)하죠. '기묘한 이야기'의 프로듀서와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프로듀서가 뭉쳐 있더군요. 그러고보면 두 드라마의 특징이 하나씩 박혀 있는 드라마이긴 합니다. 



 ++ 늘 그렇듯 미쿡의 너드 학생들은 90년대 음악들과 음울한 락사운드를 좋아하죠. 이 드라마의 너드 스탠이란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밴드는 '블러드위치'라는 팀인데...



 검색을 해 보니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 속 밴드랍니다. 음악을 만들고 연주한 건 '블러'의 기타리스트였던 그레이엄 콕슨. 진짜 밴드인 척 하느라고 스포티파이에 앨범 하나 분량의 곡을 만들어서 올려놨군요. 하하 정성스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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