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레너드 코엔의 노래 수잔의 가사를 찾아보다 네이버 블로거 관촌수필이 노래 가사 소개하면서 쓴글 입니다, ㅡ 삶의 모습이 다채로울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성격적 결함'으로 말미암는다. 이는 햄릿을 햄릿이게 하고 돈기호테를 철저히 돈기호테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살아가면서 표출하는 의지나 선택이라는 주관적 태도까지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주체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삶을 예속되게 만드는 나의 성격적 결함들은 무엇이며, 과연 내게 그 결정론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해줄 방법이 있긴 한걸까.


삶이란 것이 정해진 질서속에서 특정 방식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세계와 비슷하다. 산림이 울창한 산 속에 웃자란 나무들의 가느다란 줄기를 보면 공존과 생존의 모호한 경계를 목격하게 된다. 그 안에서의 생존이란 독자성의 확보가 아니라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위한 타협의 모색에 가깝다. 그곳에선 기성의 질서를 위협하는 개별성은 발칙한 도발이며 불응인 것이다. 때문일지 고만고만한 나무들이 성장을 멈추는 늦가을의 정취는, 못내 쓸쓸하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알몸을 드러내며 자신에게 순응할 수 있는 시간일려나....


가을이 지나면서 그들에겐 고요와 사색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생존이 아닌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시간으로. 그리고 새로운 계절이 오기까지 운명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던 고단함을 다독이는 시간일 터이다.



"다만 존재는 피로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9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03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93
116163 축구ㅡ뮤비두개/페레스/토트넘 [2] daviddain 2021.06.25 226
116162 이 뜻의 국어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16] tom_of 2021.06.25 909
116161 [EBS1 다큐시네마] 웰컴 투 X-World [1] underground 2021.06.25 231
116160 크루엘라 이야기가 많이 없군요. [15] woxn3 2021.06.25 679
116159 근로의ㅅ긋헤는가난이업다 [1] 가끔영화 2021.06.25 254
116158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건담 [13] skelington 2021.06.25 362
116157 "박성민 청년비서관 지명 철회해달라" 국민청원 등장 [6] 왜냐하면 2021.06.25 701
116156 [영화바낭] 제목이 맞는 듯 틀린 듯 괴상한 영화 '스파이의 아내'를 봤습니다 [19] 로이배티 2021.06.25 749
116155 아직도 손가락 타령이네요 [20] Sonny 2021.06.25 949
116154 너는 펫 (2011) catgotmy 2021.06.25 282
116153 미국에서 아파트가 붕괴됐네요 ㄷㄷ [12] 고요 2021.06.25 836
116152 바낭) 선배 들이받은 뒤 후일담 [2] forritz 2021.06.25 553
116151 올해 오스카 명예상 수상자들은... [3] 조성용 2021.06.25 352
116150 감사하게도 제가 스태프로 참여한 김량 감독의 <바다로 가자>가 6.25 특집으로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돼요! ^^ [6] crumley 2021.06.25 322
116149 루카쿠가 미남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5] daviddain 2021.06.25 326
116148 응원가 [4] 가끔영화 2021.06.24 295
116147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넋두리 [6] forritz 2021.06.24 685
116146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대한민국은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7] JKewell 2021.06.24 699
116145 유로 16강 [12] daviddain 2021.06.24 318
116144 중소 슈퍼영웅의 비애 [2] 사팍 2021.06.24 5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