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레너드 코엔의 노래 수잔의 가사를 찾아보다 네이버 블로거 관촌수필이 노래 가사 소개하면서 쓴글 입니다, ㅡ 삶의 모습이 다채로울 수 있는 것은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성격적 결함'으로 말미암는다. 이는 햄릿을 햄릿이게 하고 돈기호테를 철저히 돈기호테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살아가면서 표출하는 의지나 선택이라는 주관적 태도까지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주체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삶을 예속되게 만드는 나의 성격적 결함들은 무엇이며, 과연 내게 그 결정론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게 해줄 방법이 있긴 한걸까.


삶이란 것이 정해진 질서속에서 특정 방식으로 살아가는 식물의 세계와 비슷하다. 산림이 울창한 산 속에 웃자란 나무들의 가느다란 줄기를 보면 공존과 생존의 모호한 경계를 목격하게 된다. 그 안에서의 생존이란 독자성의 확보가 아니라 과도한 경쟁을 피하기위한 타협의 모색에 가깝다. 그곳에선 기성의 질서를 위협하는 개별성은 발칙한 도발이며 불응인 것이다. 때문일지 고만고만한 나무들이 성장을 멈추는 늦가을의 정취는, 못내 쓸쓸하다.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알몸을 드러내며 자신에게 순응할 수 있는 시간일려나....


가을이 지나면서 그들에겐 고요와 사색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생존이 아닌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시간으로. 그리고 새로운 계절이 오기까지 운명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던 고단함을 다독이는 시간일 터이다.



"다만 존재는 피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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