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울다 Mountain Cry (2015)

2016.05.19 00:48

DJUNA 조회 수:6466


1984년, 라홍이라는 남자가 오소리를 잡기 위해 설치한 폭탄 덫을 밟고 죽습니다. 반 년 전에 그는 무대가 되는 중국의 산골 마을에 벙어리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이사왔지요. 일이 번질까봐 두려워진 마을 사람들은 사건을 신고하지 않고 대신 그 덫을 만든 한총에게 유족을 맡깁니다. 과부 친화와 연애 중이었던 한총은 처음엔 이들을 귀찮아하지만 둘 사이엔 곧 따뜻한 감정이 싹틉니다. 이게 그렇게 무리한 과정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과부인 홍시아는 척 봐도 동네 최고 미인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영화가 하려는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지만.

[산이 울다]는 2005년 루쉰 문학상 수상작인 거 쉬핑의 소설을 래리 양이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래리 양의 전작은 본 적이 없는데, 유학파이고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중국판 리메이크 영화를 만든 적 있더군요. 시대배경이나 스토리는 5세대 중국 영화스러운데 촬영이나 음악에 할리우드 스태프가 참여한 깔끔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고 매력인 점은 굉장히 고풍스러운 로맨스라는 것입니다. 홍시아와 한총이 서서히 사랑에 빠지고 역경을 겪고 선택하는 과정은 어떤 냉소도 없이 우직하고 진지하게 그려지고 있어요. 스토리 전개가 지나치게 통속적이고 편리하게 흘러가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 멜로드라마가 그렇죠. 무엇보다 두 배우가 이들을 굉장히 설득력있게 연기하고 있어서 그 무리한 부분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벙어리 홍시아를 연기한 량예팅은 옛날 무성영화 스타의 아우라를 마구 뿜어댑니다.

5세대 선배들의 영화와는 달리 정치적인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는 폐쇄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집단 따돌림, 질시, 가정 폭력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런 재료들은 영화를 불운한 연인들을 그린 최루 로맨스로 만드는 데에 완벽하게 기여하지만 그 자체로도 굵직한 의미가 있죠. (16/05/19)

★★★☆

기타등등
롯데 시네마 월드 타워 10관에서 영화를 봤는데, 시네마스코프 화면이 참 좋았습니다. 건대입구 포기하고 여기서 시사회 하면 안 됩니까?


감독: Larry Yang, 배우: Yueting Lang, Ziyi Wang, Jin Guo, Taishen Cheng, Ailei Yu, Caigen Xu, Chendong Zhao, 다른 제목: Mountain Cry

IMDb http://www.imdb.com/title/tt4170472/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4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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