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2022)

2022.04.27 23:56

DJUNA 조회 수:3009


김지훈의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5년전에 촬영이 끝났지만 주연배우 중 한 명인 오달수가 얽힌 끔찍한 사정 때문에 계속 창고 안에 있었지요. 그러다 지금 개봉된 건데, 포스터에는 오달수 얼굴이 빠져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배우의 비중은 큽니다. 쉽게 자르거나 교체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하타사와 세이코의 동명희곡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연극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상연되었는데 전 보지 않았고 솔직히 영화를 본 뒤로는 더 볼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영화보다는 더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일 거란 생각이 들어요. 일단 부모들만 나온다니까. 영화에서 가장 불편한 건 아이들이 저지르는 폭력의 재현이거든요. 아, 그리고 연극에서는 여자학교가 배경이지만 영화에서는 배경이 공학이고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모두 남자아이들입니다.

명문 국제 중학교의 학생 한 명이 자살을 기도하면서 시작됩니다. 아이는 담임교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기를 괴롭힌 아이들을 지목하고 가해 학생의 부모들이 모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학교의 협조를 얻어 자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이들에 맞서는 사람은 편지를 받은 담임교사 송정욱입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벗겨지는데, 사실 예측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들이 공유하는 흐름이 있으니까요.

잘만든 대중영화입니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꾸준히 움직이는 영화이고 결말의 예측이 어렵지는 않다고는 했지만 관객들을 계속 자극하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으니까요. 법정물로 장르가 옮겨지는 부분부터는 이야기가 좀 편리하게 움직이는 구석이 있고 그건 좀 아쉽긴 합니다만. 불미스러운 사건에 얽힌 배우가 있다는 걸 제외하면 캐스팅도 좋습니다. 촬영 당시엔 그 배우가 그런 일에 얽혔는지 몰랐겠지요.

단지 좀 끔찍해요. 정말 상종하기 싫은 사람들과 2시간 동안 같은 방에 갇혀 있는 기분이지요. 천우희가 연기한 송정욱과 문소리가 연기한 피해자 어머니를 제외하면 이들은 도저히 참고 볼 수 없는 사람들이예요. 가장 역한 사람은 영화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접견 변호사이고 가해자 학생의 부모인 설경구의 캐릭터 강호창입니다. 오달수의 캐릭터는 병원 원장은 대놓고 악당이라 오히려 쉽게 넘길 수 있어요. 하지만 고뇌하는 척만 하면서 자기 아들에게 불리해질 때까지 다른 학부모에게 동조하는 이 인물은 참고 볼 수가 없어요. 변호사로서 하는 짓도 영 그렇고. 영화는 장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짓습니다만 이런 소재를 다룬 동아시아의 많은 이야기들이 공유하는 패배주의, 그리고 중년남자의 자기연민에서 끝까지 벗어나지를 못합니다.

세상의 끔찍함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게 영화의 의도였을 거고, 아마 이건 거짓말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훌륭한 이야기에는 집단의 끔찍한 단조로움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22/04/27)

★★☆

기타등등
송정욱은 원래 남자 캐릭터였는데 천우희에게 갔다고 합니다. 노정의가 연기한 피해자의 친구도 원래는 남자가 아니었을까요?


감독: 김지훈, 배우: 설경구, 천우희, 문소리, 고창석, 오달수, 강신일, 성유빈, 김홍파, 노정의, 남기애, 다른 제목: I Want to Know Your Parents

IMDb https://www.imdb.com/title/tt7034992/
Naver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59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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