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대 며칠 전 소대원 다 모여서 송별다과회를 하고 있는데 상병 하나와 일병 하나가 막 울었습니다

나같은 천사고참이 제대를 하고 악마고참이 왕고를 달아 그런가보다 하고 내가 군생활 잘 했나 보구나 하고 그 때는 생각했었죠

몇 년이 지나 우연히 그 때 일이 다시 생각이 나더군요, 아무래도 좀 잊기 힘든 기억이다 보니 때때로 생각나기도 하고 했는데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울던 후임병들 둘 다 저랑 악연이 좀 있었다는 게 기억났습니다.

 

하나는 훈련 때 낙오하면서 제가 살 빼라고 엄청 갈궜었고,

다른 하나는 제 딴에는 장난이었는데 여자 소개시켜달라고 툭하면 그랬죠, 짬밥차이가 아버지군번도 더 됐는데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둘 다 힘들었나 보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서 울기까지 하구

여러가지 군대에서 거지같은 경험들 하고 오지만 가장 무서운 것중 하나는 이런 거겠죠,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는 것

 

2.

요즘엔 이력서를 볼 일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한 장을 꺼내서 꼼꼼하게 적혀있는 항목들을 하나씩 봅니다

사진이 있고, 생년월일이 있고, 학력기재란이 있고, 경력사항이 있고, 출신지와 현재주소도 있고, 자기소개서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그 이력서에 적힌 상황들을 가지고 그 사람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제 경험에 빗대어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내립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쓴 자기소개서류의 글들을 봅니다.

자기소개서에는 똑같은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이력서에는 대충 3-4부류의 사람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하나하나의 기호와 취미는 모두 다르겠지만 그걸 제가 알 수는 없는 거고 알 필요도 없는 거겠죠

가끔 가다 실제 면접에서 이력서를 본 선입견과 다른 만남을 갖기도 하지만 그게 꼭 좋은 결과로 흐르는 건 또 아니더군요

이력서에 적인 인생 이외에 또 무엇이 우리에게 있을까요? 있다고 해도 누가 그걸 알아줄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7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601
126107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new 조성용 2024.04.30 77
126106 [티빙바낭] 궁서체로 진지한 가정폭력 복수극, '비질란테' 잡담입니다 [2] new 로이배티 2024.04.30 136
126105 IVE 해야 MV new 상수 2024.04.29 87
126104 오늘 영수회담 영상 캡쳐... 상수 2024.04.29 175
126103 에피소드 #87 [1] Lunagazer 2024.04.29 38
126102 프레임드 #780 [1] Lunagazer 2024.04.29 37
126101 비가 일주일 내내 내리고 집콕하고 싶어요. [2] 산호초2010 2024.04.29 174
126100 고인이 된 두 사람 사진 daviddain 2024.04.29 154
126099 구글에 리그앙 쳐 보면 daviddain 2024.04.29 80
126098 의외의 돌발변수가 출현한 어도어 경영권 전개... 상수 2024.04.29 406
126097 눈 체조 [2] catgotmy 2024.04.29 107
126096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입니다 [11] update 로이배티 2024.04.29 351
126095 글로벌(?)한 저녁 그리고 한화 이글스 daviddain 2024.04.28 153
126094 프레임드 #779 [4] Lunagazer 2024.04.28 46
126093 [애플티비] 무난하게 잘 만든 축구 드라마 ‘테드 래소’ [9] 쏘맥 2024.04.28 232
126092 마이클 잭슨 Scream (2017) [3] catgotmy 2024.04.28 156
126091 [영화바낭] 영국산 필리핀 인종차별 호러, '레이징 그레이스'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4.28 202
126090 시티헌터 소감<유스포>+오늘자 눈물퀸 소감<유스포> [5] 라인하르트012 2024.04.27 340
126089 프레임드 #778 [4] Lunagazer 2024.04.27 56
126088 [넷플릭스바낭] '나이브'의 극한을 보여드립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잡담 [2] 로이배티 2024.04.27 28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