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숙, 김선우, 블랙 미러 단평

2014.12.11 04:26

겨자 조회 수:4164

1. 트위터 어카운트는 없지만 몇몇 사람들 트윗을 주기적으로 봅니다. 그 중의 하나가 서화숙 기자 트위터 어카운트이죠. 어제 오늘 이 분이 정명훈 지휘자 관련해서 쏟는 트윗은 어불성설이로군요. 서화숙 기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서울시향은 차세대 지휘자를 밀실결정이 아니라 실력있는 사람으로 제대로 모셔오기 바랍니다. 경력 소개하면서 뻥카는 날리지 말구요. 요즘은 검색해보면 다 나옵니다. 제발 우물안 사기좀 그만들 칩시다."

"대가가 되기 전까지는 국가적인 응원을 받을 수 있지만 대가가 된 다음에는 스스로 움직이며 후발주자를 키워줘야지요. 대가가 된 다음에도 계속 대가의 대접만을 바라고 국내기업의 후원도 독식하고 그러면 차세대에게 그늘만 지우는 이기적인 스타일 뿐입니다."

"백낙청씨는 스물여덟에 창비를 발간했는데 아직도 창비에 백낙청을 뛰어넘는 인물이 없다는 게 참 안타깝지 않습니까? 문화적으로 늙어버린 대한민국을 이젠 접읍시다."

"제가 주장을 할 때는 근거가 있으니까 하는 겁니다. 하이고, 다시 업무로 복귀해야겠네요. 한국은 뻥카가 너무 많은데 문화계가 제일 그런다는 게 제일 어이없지요. 문화라는 게 돈과 권력이 아니라 진심과 진실을 믿고 가야 하는 곳인데."

"사실 이건 정명훈에게 한국이 '고국'이 아니기 때문. 그에게 '고국'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미국일 것. 이걸 비난하는 건 절대 아님. 그는 정서상 외국인 지휘자에 가까운데 한국인이나 한국의 정부는 정서상 그가 한국인이라서 선호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

"대단한 귀명창들이라 씹는가몰라도 나는 김선우 시인편. 서울시향은 정명훈 이전에도 연주 좋다는 평가였음. 거금들여 세계적 지휘자 들여올 때는 덕분에 못 알린 시향실력이 알려지며 해외연주도 자주 나가야 하는건데 지휘자 독자활동만 활발했으면 욕먹는 건 당연"


- 제가 기가 막혀하는 부분은 서화숙기자가 문학계와 클래식음악계를 섞어가며 문제를 호도하는 점입니다. (클래식 음악은 잘 모르고 문학 부분은 자기가 상대적으로 좀 아는 게 있는 분야라서 그런 것인지) 창비에 백낙청씨를 뛰어넘는 인물이 없다는 것을 들어서 정명훈이 물러나야한다, 차세대 지휘자를 데려와야한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창비에 백낙청을 뛰어넘는 인물이 있든 말든 간에 그게 정명훈과 무슨 상관인지요. 정명훈 지휘자는 은퇴한 사람이 아니라 현역에 있는 예술가입니다. 현역에 있는 이상 계속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죠. 정명훈이 대가라는 이유로 왜 뒷전에 물러나야 한단 말이죠? 이것은 나이차별 age discrimination도 아니고 대가 차별인가요.


- 그래 검색해서 정명훈 쳐봤더니 어떻게 나오던가요? 정명훈의 실력과 경력이 우물안 (아마도 한국)에서 친 사기던가요? 서화숙 기자는 불어 위키피디아 정명훈 란에 서울시향이 언급되지 않은 것을 트윗으로 날리던데, 불어판 위키에 정명훈이 얼마나 잘 소개되어 있는가가 왜 중요하지요? 위키는 누구나 고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한글판 서화숙이란 항목을 만들어서 서화숙은 1900년에 태어났다 라고 쓰면 그것이 사실이 되나요? 정명훈 지휘자가 불어판 위키에 자기 레주메 관리를 해야할 책임이 있습니까? 


- 문화라는 건 돈이 아닌 진심을 믿고 가야한다는 말도 헛소리로 들립니다. 제가 바로 엊그제 조그만 리사이틀을 보러 갔는데, 어린이들이 진심을 다해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과 미뉴엣을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더군요. 부모들에게는 기쁨이겠으나 저에게는 시간 낭비요 소음이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반음씩 틀리는 걸 듣고 있으니 괴롭더군요. 진심? 진심이란 게 도대체 뭐죠? 진심을 다하면 제가 갑자기 피아니스트 손열음같이 피아노를 칠 수 있고, 진심을 다하면 제가 갑자기 정경화 같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나요? 저는 진심을 다해서 서투르게 연주하는 서울시향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진심 진저리가 납니다. 


- 한국인 부모에게 교육받고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여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정명훈에게, 한국이 고국이 아니면 그의 고국은 도대체 어디이죠? 서울시가 정서상 그가 한국인이라서 선호했다는 근거는 또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구요. 서울시가 정명훈이 한국인인지라 돈을 더 줬다는 말인지, 정명훈이 외국인 지휘자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서 돈을 더 받았다는 말인지, 서화숙 기자가 도대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수가 없군요. 


- 서화숙 기자더러 당신 역시 대기자, 논설위원 되었으니 월급 받지 말고 지면 차지 하지 말고 후진들에게 자리 내줘라 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  아래는 김선우 시인의 기고. 김선우 시인이 뭔데 예술가가 콘서트로 돈 버는 것이 씁쓸하다 어쩌다 하는지요.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67862.html



- 이런 와중에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이사의 폭언이나 성희롱 논란은 논의의 중심에서 사라져 있어요.  저간의 사정을 정리한 중앙일보 기사.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642561


2. 블랙 미러 (넷플릭스에서 제공) 보고 있습니다. 시즌 2, 에피소드 2는 "화이트 베어"라는 제목인데, 스포일러를 읽고 관람한 지라 보는 내내 세월호 아이들 생각이 났어요. 전반적으로 각본이 영리하게 잘 씌여졌어요. 사실 각 에피소드마다 충분히 할 말이 많은데, 할 일이 많아서 그냥 다음을 기약하고 마네요. "블랙 미러" 재미있어요. 넷플릭스 안의 별점도 5점 만점에 거의 5점에 가깝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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