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가기 싫은 날' 문제로 이것저것 좀 더 알아보려고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독일의 청소년보호를 위한 연령등급제도와 유해매체물목록제도"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2009년이니 좀 된 자료이긴 한데요, 그래도 큰 틀은 유지되고 있을 테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ils.khu.ac.kr/ils-khulaw/44-2/44-2-3.pdf


독일의 청소년 유해물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은 


- 어린이나 청소년의 자기책임적이고 공동체적 인격으로의 성장이나 교육을 위해하는 것
- 비도덕적, 야만적, 폭력적, 범죄나 인종차별을 충동하는 것
- 살인 장면이나 도살 장면과 같은 폭력 행위를 그 자체가 목적이며 상세하게 묘사되는 것


이런 정도라고 하고, 구체적인 법률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독일 형법 제86조(위헌조직 선전물 반포), 제130조(국민선동), 제130a조(범죄조장), 제131조(폭력물 반포 등), 제184조(음란문서반포), 제184a조(동물음란물의 반포), 제184b조(아동음란물의 반포, 취득 및 소유), 제184c조(라디오, 미디어 또는 전신업무를 통한 음란공연의 반포)에서 표시된 내용을 담은 경우
2. 전쟁을 예찬하는 경우
3. 죽어가거나 죽은 또는 심각한 육체적 혹은 정신적 고통에 처하거나 처했던 사람을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방법으로 묘사하고, 반드시 이러한 형태로 보도해야 할 매우 정당한 이익이 없음에도 실제사건을 이러한 형태로 재현하는 경우
4. 폭력 자체가 목적인 폭력을 매우 사실적이고 잔인하고 센세이셔널하게 묘사하고, 그 묘사가 과거의 일을 지배하는 것인 경우
5. 어린이나 청소년을 부자연스럽게 성별을 강조한 자세로 묘사하는 경우
6. 어린이나 청소년의 자기책임적이고 공동체적 인격으로의 성장이나 교육을 심히 저해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


한편, 우리나라 청소년보호법상의 청소년 유해물 심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 음란한 자태를 지나치게 묘사한 것
  나. 성행위와 관련하여 그 방법ㆍ감정ㆍ음성 등을 지나치게 묘사한 것
  다. 수간을 묘사하거나 혼음(混淫), 근친상간, 가학ㆍ피학성 음란증 등 변태 성행위, 매춘 행위 그 밖에 사회 통념상 허용되지 아니한 성관계를 조장하는 것
  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행위를 조장하거나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기술하는 등 성 윤리를 왜곡시키는 것
  마. 존속에 대한 상해ㆍ폭행ㆍ살인 등 전통적인 가족 윤리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
  바. 잔인한 살인ㆍ폭행ㆍ고문 등의 장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거나 조장하는 것
  사. 성폭력ㆍ자살ㆍ자학행위, 그 밖에 육체적ㆍ정신적 학대를 미화하거나 조장하는 것
  아. 범죄를 미화하거나 범죄방법을 상세히 묘사하여 범죄를 조장하는 것
  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국가와 사회 존립의 기본체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것
  차. 저속한 언어나 대사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것
  카. 도박과 사행심 조장 등 건전한 생활 태도를 현저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것
  타. 청소년유해약물등의 효능 및 제조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그 복용ㆍ제조 및 사용을 조장하거나 이를 매개하는 것
  파. 청소년유해업소에의 청소년 고용과 청소년 출입을 조장하거나 이를 매개하는 것
  하. 청소년에게 불건전한 교제를 조장할 우려가 있거나 이를 매개하는 것


범죄 조장, 폭력적, 음란물 이런 기본적인 기준은 공통되지만 그 외의 기준이... 독일은 인종차별, 성차별, 전쟁 예찬, 약자의 존엄성 침해를 규정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라'를 제외하고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법이라는 게 정말 한 사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것이 '유해'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너무나 다르다고 할까요.

'학원 가기 싫은 날 엄마를 죽이고 싶다'는 내용의 시가 아이들에게 더 유해한 것인지, 그런 시를 쓰게 만든 환경이 더 유해한 것인지, 제발 이번 일을 계기로 어른들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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