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톰 하디한테 새삼 '덕통사고'를 당해서

출연작을 훑어보던 중 보게된 영화인데(관심가는 작품들이 꽤 있더군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에 등장하는 배우는 톰 하디 혼자뿐이고 줄곧 운전과 전화통화만 하는데, 몇몇 사람들과의 계속되는 통화 속에서

주인공 로크의 상황, 주변인물, 성격과 갈등 등 여러가지가 드러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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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이런 비주얼. 수염을 길러서 어찌보면 그냥 흔한 서양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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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목소리 출연만 하는 로크의 아내 역 루스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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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 때문에 난데없이 밤새 전화통 붙들고 뺑이를 치게 되는, 역시 목소리만 출연하는 앤드류 스콧.

네, 영드 셜록의 그 모리아티 맞고요. ㅋㅋ   


하나의 단편소설같은 느낌의 영화인데, 주인공 직업이 콘크리트 타설 전문가라는 설정은 참 의미심장합니다. 복잡하고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단단하고 객관적이며, 뛰어난 멀티테스킹 능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하나의 윤리적 선택을 위해 다른 윤리나 책임을 져버릴 수밖에 없고, 수습하려 애쓴들 사람은 콘크리트가 아니기에 결국 완벽할 수 없지요.

극한 책임의식과 절제된 이성으로 무장한 주인공의 태도에서 어린 시절로부터 기인한 억압된 자아, 울고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겹쳐보여 안쓰러웠어요.

한시간 반 동안의 긴 운전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하나의 여정처럼 보였습니다. 

같은 공간과 한 명의 배우만 등장함에도 스토리와 연기력으로 긴장감이 유지되고, 그 긴장감은 차창 밖의 몽환적인 풍경과 규칙적인 드라이빙의 속도감으로

완화되기도 하는 느낌입니다.

톰 하디의 매력 포인트인 푸짐한 입술이 수염땜에 돋보이지 못하는 점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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