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영상통화

2015.06.27 18:26

Kaffesaurus 조회 수:988

'카톡으로도 영상통화가 되더라,' 

'응, 자주해드려라, '

'응... 그래야지 '

'왜 목소리가 그래? 엄마랑 통화하기 싫어? '

'응 싫어'

내가 너무 쉽게 싫다라고 말하니까 친구가 당황한 얼굴이 컴퓨터 화면을 가득찹니다. 

'엄마가 너무 늙으셨어, 속상해, 엄마 얼굴 보고 통화하고나면 속상해'

눈물이 주루륵 흐릅니다. 

'뭐 그렇지 뭐...' 


엄마는 피부가 참 좋으세요. 두 딸들은 화장품 조금만 바꾸어도, 조금만 피고했다고 하면 얼굴에 여전히 뭐가 나고 그러는데 제 기억에 엄마 얼굴에 뭐가 난걸 본적이 없어요. 주름도 별로 없으세요. 아마 그래서 제가 주름이 나는 것에 두려워 하는 사람들을 잘 이해 못하는 거겠죠. 저한테는 나이드는 것과 주름 생기는 것이 그렇게 크게 같은 의미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엄마는 흰머리가 많으세요. 외가쪽으로 흰머리가 많은 거 같아요. 저보다 열살 어린 남동생도 벌써 염색을 한다고 하더군요. 몰라서 그렇지 누나 이 옆으로 얼마나 하얀데. 엄마는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염색을 하셨어요. 그래서 흰머리가 많다는 걸 알지만 흰머리의 엄마는 본적이 없어요. 그런데 지난 가을부터 엄마가 피부로 고생을 하십니다. 이유가 뭔지 모르고 단지 무언가에 대한 알레르기 정도라고 생각하고 코티존이 들어있는 약품을 바르시죠. 병원에서 건조하게 사시지 마시고 또 염색도 당분간 하지 마시라고 했다고, 더군다나 3월에 큰 수술을 하셔서 거동이 불편해 지면서 염색을 그만두셨어요. 화면으로 처음보는 하얀 머리의 엄마, 그냥 하얀 머리라면 그럴까 싶은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그 하얀머리라면?) 수술뒤에 여전히 안좋은 엄마 얼굴. 우리 엄마는 언제 이렇게 늙으셨지? 아니 우리 엄마도 늙으시는 구나. 왜 한국에 있을 떄는 손한번 더 안 잡아드렸을까? 다른 사람들한테는 살가우면서 왜 엄마한테는 그러지 못하는지,.. 속상해요. 


밖에 나가자고 하니까 집안에서는 절대 양말 안신는 선물이가 양말을 신어야 한답니다. 그러더니 저한테도 양말을 가지고 왔어요. 아이한테 좋은 엄마이고 싶고, 엄마한테 좋은 딸이고 싶은데 자꾸 에너지를 다른 데에만 쓰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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