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8 22:53
한 페이지가 끝났다 오늘로써
이 장을 넘겨야할지 말아야할지
손짓이
머뭇거리고 있다
다음 장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서
시린 공허같은
황무지가, 잿빛하늘이, 아무 그림도 걸려 있지 않은 흰
벽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사는 데는 이유가 없다지.
이유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쳤던 잠자리가
무수한 단어들이 부끄럽다
장을 넘기는 순간의 펄럭
나약한 구름이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구름은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
이 장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지금은 생각하기 싫다
구름이 지나갈 때까지 바라보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
인것처럼 느껴진다
섬진강의 구름도 지나갔다 파리의 구름도 지나갔다
지나간 자리에는 광장의 공음과 밤하늘의
공백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불빛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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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서장序章이라는 일본 소설이 있는데 제목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