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0 00:22
하루에도 몇 번씩 드는 생각은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었구나 하는 자책감입니다.
이렇게 살다가 그냥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굳이 결혼 같은 것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어차피 자식을 낳아봐야 그 아이도 저 처럼 살다가 죽을텐데 고생스러운 삶을 줄 필요가 있을까 모르겠어요. 사실 저만큼이라도 살면 그런데로 밥은 먹고 살겠구나 하겠는데, 앞으로 살기가 어려우면 어려웠지 절대로 녹록치 않겠죠. 대장간에라도 가서 숟가락이라도 만들어주면 좋으련만 그런 것도 없어서 그냥 제 한몸 건사하다가 가는 것이 차라리 앞으로 태어나지 않은 자식에게 더 도움이 되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저는 애를 좋아하지 않아요. 보면 그냥 한숨만 나와요. 그냥 아무것도 모르고 기어다닐 때가 좋은거지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그 후부터는 고생길이 훤히 열린게 눈에 보이잖아요. 애도 그렇거니와 부모는요. 누워있을 때가 좋은거지 걸어다니는 순간부터 모든게 다 돈이지 않나요. 저 어렸을 때만해도 그냥 놔두어도 잘 컷던 것 같은데, 요즘 애들은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무서운 것은 그렇게 장난아니게 투자하면 할 수록 뭔가 결과가 나오는게 눈에 보인다는 거에요.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투자하는 애들하고 보통애들이 상대가 되나요. 어림도 없는 일이지요.
이렇게 모든 시작과 끝이 한꺼번에 보이는 세상에서 결국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남는다는 것은 심정적으로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는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이고 나니 남는게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훑어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제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으면 되는데, 굳이 끝날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겨우 이렇게 살려고 그동안 아웅바둥 했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삶의 방향 자체를 잃어버린 것 같아요.
최근에 무언가 하려던 일이 초장부터 흐트러지고 연쇄적으로 다른 일까지 무너지면서 희망도 없고 꿈도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냥 이런 식으로 살수는 있을 것 같은데... 글쎄요. 언제가지 버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2016.05.30 00:29
2016.05.31 03:35
네 답답할 때마다 최대한 큰 숨을 쉬어봅니다.
2016.05.30 09:16
2016.05.31 03:39
추천 해주실 만한 책이 있으신지요? 대충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까, 뭔가 현실 도피적인 느낌이 강해서 딱히 끌리지가 않네요. 명대사라고 인터넷에 있는데 "상처받은 자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지금은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자" 상처받은 자신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까지는 동의해요. 그런데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자고요? 누가 나를 건드는데요. 내가 나를 건드는게 아니라 세상이 나를 가만히 안두는 거잖아요. 가만히 두라고 안 건드나요. 히코모리처럼 그냥 방 안에 쳐박혀서 살면 가능하겠는데, 글쎄요. 열심히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 저같은 사람은 공감하기 힘드네요.
2016.05.30 14:26
감히 한 말씀드립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남이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버리려고 노력해보세요.
남들한테 흔한 것이 나에게는 귀중한 것일수도 있고
남들에게는 너무 쉬운 것이 나에겐 큰 벽이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합니다.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더라구요
설령 하려던 일이 잘 되더라도,
자기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언젠가 또다시 똑같은 우울함과 열패감을 만나게 될거예요.
2016.05.31 03:41
말씀 고맙습니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는 마음이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저를 저로써 받아들여야 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네요.
2016.05.30 19:04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2016.05.31 03:41
고맙습니다. 고인돌 님도 소중하신 분입니다.
결혼해 산다는 게 삶의 최선이 아니니 맘 편히 가지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