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11월 18일에 제가 피터 드러커의 자서전 일부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신임 나치 정치위원은 인사말 같은 것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유대인의 교내 출입을 금할 것이며, 3월 15일에 급여 지불 없이 유대인을 해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비록 나치가 반유대주의를 표방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군대에서도 듣기 어려운, 더더욱 학문의 전당에서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비난과 독설, 육두문자로 뒤덮인 긴 열변을 토했다.


(중략)


그가 말을 마치자 쥐죽은 듯 침묵이 흘렀다. 모두들 저명한 생화학자가 뭔가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 마침내 그 훌륭하신 자유주의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아주 흥미로운 연설이었소, 정치위원 동지. 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매우 계몽적이었소.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면 생리학 연구비가 좀 더 지급될 것인지 알고 싶소이다."


(출처. 피터드러커 자서전. 피터드러커 지음. 이동현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350-357쪽) 


피터 드러커 자서전의 이 부분은 아직도 제 머릿속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저명한 생화학자가 사회의 모순과 부딪쳤을 때, 그가 해야할 행동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리학 연구비를 따지는 것인가. 그 질문은 이 기사를 읽을 때 다시 한 번 떠올랐습니다. 


올해 1학기 ‘코칭론’ 수업을 맡은 이경옥 체육과학부 교수는 정씨에게 직접 수업에 대해 친절히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이 교수는 정씨에게 지난 3월 보낸 e메일에서 경어체로 “자료는 사이버캠퍼스 자료실에 있습니다. 자료실 보는 것이 문제가 되면 이메일로 업로드해드리겠습니다”며 “수업 내용을 전달해주고 시험 준비를 도와줄 멘토 언니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정씨가 e메일에 과제물에 대해 “네, 잘 하셨네요”, “앗! 첨부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등의 친절한 답장을 하기도 했다.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131720001&code=940100#csidxc33b08856b009f398c28fd155a7af87 


2.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봤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이 영화에서 전달하는 2차세계대전과 파시즘에 대한 미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치의 폭탄이 내 집에 떨어지기 그 직전에 시간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을 당시 유럽인들 누군들 안해보았을까요? 미래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자는 미스 페레그린의 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웨일즈, 영국인들의 정서가 아니었을까요? 특별한 사람들의 눈동자를 먹는 할로우게스트 (Hollowgast)는 홀로코스트 처럼 들리며, 다른 사람들을 희생해서 최소한의 인간성만을 회복한 후 영원불사하자는 배런의 말은 권력을 추구하는 파시스트들의 선언처럼 들립니다. 주인공 제이크의 능력이 보이지 않는 할로우게스트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했어요. 남들은 볼 수 없는 파시즘의 습격을 볼 수 있는 게 바로 제이크의 능력이지요. 한국에서라면 글쎄, 아무에게나 붙이는 종북 딱지, 그런 게 파시스트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에서 에바 그린은 눈꼬리까지 완벽해보일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It has been my privilege to protect you" 너희들을 보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 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기울어가는 함장의 제독이 남기는 유언처럼 들렸어요. 팀 버튼은 이번에도 자기 색깔을 여기저기 물들이면서 볼만한 영화를 만들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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