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11:12
요즘 제 성향에 맞지 않게 정치글을 많이 써서 부담스럽군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건, 많은 분들이 안희정 후보가 자유한국당과도 손 잡으려고 한다고
거부감을 느끼시는 것 같은데 제 생각엔 오히려 그 반대라서 한 번 글을 써보고 싶어졌어요.
저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올라가야 자유한국당이 망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층의 지지는 자유한국당 아니면 바른정당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보수층의 지지가 바른정당으로 쏠리면
자연히 자유한국당이 무너지겠죠.
그런데 요즘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많이 내려가서 보수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돌아가야한다는 말도 나오나 봅니다.
제 생각에 안희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만약 대선 후보가 된다면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아요.
대연정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당장의 지지율은 좀 낮아도 차기 정부에서 자리를 얻고 일을 하게 되면 힘도 좀 생기고
국민들의 관심을 받을 기회도 생겨서 지지율이 올라갈 희망이 있으니까요.
안희정 후보는 국민의당, 바른정당과만 연대해도 법안 처리 가능하니 자유한국당과의 연대에는 별로 공을 들이지 않을 겁니다.
새 정부가 법안 처리를 원활히 하려면 국민의당, 바른정당과는 연대를 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과는 굳이 연대를 해야 할
현실적 필요가 없잖아요.
오늘 갤럽 여론조사를 보니 바른정당 지지자들의 안희정 후보 지지율이 43%더군요.
바른정당 지지자들의 유승민 후보 지지율 15%보다 훨씬 높습니다. ^^
http://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816
이 지지율이 의미하는 바도 아마 바른정당이 살아남으려면 안희정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걸 바른정당 지지자들은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저는 보수층이 자유한국당을 버리고 바른정당을 지지했으면 좋겠고 그게 가장 확실하게 자유한국당을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적어도 바른정당이 살아남는 게 보수를 계속 양당으로 분열하게 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재인 후보나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면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보수층에서 문 후보나 이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쪽으로 더 결집할 것 같고
그러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이대로거나 더 내려갈 수도 있고... 그렇다면 결국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러면 보수 정당이 다시 자유한국당 하나가 돼 버리니 보수층은 싫든 좋은 이 당을 지지할 수밖에 없고 그럼 자유한국당이 살아남는 거죠.
이런 탄핵 국면에서 탈당했는데도 성공하지 못한 역사적 선례로 남아 보수 정당에서는 다시는 탈당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을 테고요.
보수를 한꺼번에 망하게 하기는 힘드니 최악의 보수부터 망하게 하려면 안희정 후보가 낫지 않을까요?
다른 듀게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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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경선에서 문 후보가 되든 이 후보가 되든 바른정당은 잘 좀 껴안고 가셨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원조 친노 안희정 후보는 도대체 뭘 했길래 60대 이상에서 황교안 총리보다 더 호감도가 높은 걸까요?
아, 더 높은 건 아니고 비슷하군요. 안희정 후보의 호감 대 비호감은 50:40, 황교안 총리의 호감 대 비호감은 52:39,
심지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에게서도 안희정 후보의 호감 대 비호감은 41:50으로 거의 반반이네요.
그 외 모든 정당 지지자들에게서 호감도가 더 높고, 20대의 36:48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호감도가 더 높음
참 불가사의하네요. 저는 문재인 후보나 안희정 후보나 다 민주당 후보들이니 실제 정책이 달라봤자 얼마나 다를까 싶은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상은 엄청나게 다른 듯...
이런 호감도가 계속 유지되면 세대 갈등과 보수-진보 갈등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통합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그리고 정당 정체성 불명이라고 나쁘게 해석할 수도 있겠고... ^^)
2017.02.24 11:42
2017.02.24 11:51
바른정당 지지자들이 왜 이렇게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나 생각해 보다 번뜩 생각이 나서 적어본 거예요. ^^
이런 가능성도 한 번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제 생각이 맞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
2017.02.24 11:46
자유한국당 망하게 하는게 가장 큰 목적이면 지지율 뺏어와서 망하게 하는 간접적인 방식보다는 그냥 범죄 안봐주고 처벌하겠다는 직접적인 방법을 천명하는 후보가 더 낫지 않을까요?
2017.02.24 11:58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범죄를 지었으면 법적으로 처벌하면 되는데 (아, 국회의원 면책특권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방조한 것에 그치지 않았을까 그래서 법적인 처벌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국회의원에게 가장 무서운 처벌은 국민들 지지율 떨어져서 국회의원 낙선되는 게 아닐까 싶고 그래서요.
2017.02.24 12:02
2017.02.24 12:13
제가 안희정 후보에 대해 뭐 그렇게 대단한 확신이 있는 건 아니라서 이런 글을 올릴 때 저도 부담스럽습니다. ^^ 제 생각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한 번 글을 올려본 거예요. 이왕이면 여러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보는 게 좋잖아요.
2017.02.24 12:03
새누리와 손을 잡으려해서 거부감이 드는게 아닌데요. 정치공학적으로 우클릭을 하는지, 알고보니 진짜 보수성향인건지 그런걸 따지기 이전에 이사람이 뭘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본인이 가지고 있다고 보이고 싶어하는게 진짜라는 느낌이 안들어요. 대선까지 좀더 확인해볼 기회가 있겠지요.
2017.02.24 12:28
제가 보기에 안희정 후보의 구체적인 공약은 별로 나와있지 않지만 이 사람이 지향하는 정치랄까, 비전이랄까... 그런 건 상당히 선명한 것 같아요. 저에겐 그게 중요해서... ^^ 이 분의 말투나 화법은 저에게도 가끔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긴 한데 적어도 자기가 한 말, 약속은 지키는 사람인 것 같아서... 뭐 이것도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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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재외국민 투표도 가능해질 것 같아요. 어제 신문기사에서 봤어요.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83977.html
2017.02.24 12:26
2017.02.24 12:49
사실 저도 안희정 후보에 대한 검증은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워낙 갑자기 튀어나온 분이라 ^^
저는 좀 새로운 형태의 정치를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거대 2당에 의한 정치가 아닌 소규모 5당의 정치는
어떤 것일까 궁금하고...) 보수 정당의 힘이 빠진 지금이 참 적절한 시기인 것 같은데 다른 후보가 되면
다시 거대 2당으로 돌아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네요.
2017.02.24 17:40
언더그라운드님 말씀대로 된다면 박근혜의 악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의도는 없었겠지만 재정렬을 통해 한국정치의 발전에 대단한 공로를 한 정치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2017.02.24 18:07
새누리를 두 쪽으로 갈라놓은 박 대통령의 공로는 인정해요. ^^
위 댓글을 쓰다가 든 생각인데 만약 안희정 후보의 대연정이 5당 체제를 계속 유지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조금은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언뜻 드네요.
거대 2당 체제면 보수도 진보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울며겨자먹기로 찍을 수밖에 없지만
보수2, 중도2, 진보1의 구조면 보수도 서로 경쟁, 중도도 서로 경쟁, 진보도 제법 기를 펴고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다당제에서 좀 더 국민의 요구가 정치에 잘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뭐 저 혼자만의 상상이지만요.)
2017.02.24 18:27
만만한 상대라서 지지하는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만약 진짜 안희정을 지지하는거라면,
안희정은 민주당 경선보다는 김종인의 말대로 민주당을 탈당하는것이 더 이번 대선이 유리할듯 보이네요...
2017.02.24 19:02
제가 안희정 후보에게 관심을 갖는 건 그 사람이 지향하는 법치주의, 대통령의 권력 분권, 지방자치 분권
강화 등에 공감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민주당과 다른 당의 공존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안희정
후보만의 독특한 포지션 때문이기도 해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게 될 것 같고 국민의당도 쪼개져서 반은 민주당으로 돌아갈 것 같은 생각이 좀 들거든요.
문재인 후보에 대항하는 보수쪽은 통합해서 세력을 키울 것이고 그럼 민주당도 더 세력을 키우려고 다른
당 의원들을 흡수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결국 거대 2당 체제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뭉게뭉게... ^^
그런데 안희정 후보의 경우 반대 세력을 집결시키지는 않을 것 같고 연정을 해서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이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비록 자유한국당 역시 명맥을 유지한다 해도 이렇게 다당제로
유지되는 정당 정치가 지역주의 청산이나 보수-진보 갈등 해소에 조금은 더 도움이 될 것 같고
국민들이 입맛에 맞게 골라 투표할 수 있는 권리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안희정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제 정치 소설이 맞을 거라고는 전혀 장담할 수 없지만... ^^)
2017.02.24 19:36
김종인의 탈당 발언이 신의한수 일수도 있습니다.
안희정이 바른 정당 또는 '바른정당 + 자유당'의 후보가 되면, 이번 대선을 맘 졸이지 않고 볼수도 있으니까요.
2017.02.24 19:59
안희정 후보가 그 정도로 보수적인 후보로 생각되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저는 문재인 후보나 안희정 후보나 심지어 이재명 후보까지도 사실 민주당 기반에서 출마하는 거라
기본적인 정책이나 국정 운영 방향은 거의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그저 다른 정당의 국회의원들이나 지지자들이 이 세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문제가 될 뿐이지.
제가 안희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당, 여러 세대와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보로 보이고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한 의사 결정을 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인데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 안희정 후보가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연합의 후보와 별 차이 없겠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어쩔 수가 없네요. 당연히 각자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후보를 뽑아야죠. ^^
사실 저는 이번 경선에서 안희정 후보가 이길 거라는 기대는 별로 없어요.
다만 안희정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우리나라 정치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2017.02.24 20:23
저도 민주당 후보들의 국정운영방향이 비슷할거라 생각하고, 안희정이 민주당에서 이길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민주당 후보와 보수후보가 된 안희정이 대선에서 경쟁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경쟁은 없을듯해서 하는 말입니다.
2017.02.24 19:50
2017.02.24 20:53
요즘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그나마 탄핵에도 참여했고 청문회도 열심히 한 바른정당을 열렬히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 그런데 탄핵 인용 후 보수층의 지지가 어디로 갈지 모르겠네요.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보수 후보 단일화까지는 하더라도 제발 다시 합당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는데... 아직 총선이 3년 남았으니 힘내라, 바른정당!!! ^^
2017.02.24 22:27
2017.02.24 22:41
댓글에 여러 번 썼듯이 전 제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하나의 의견을 썼을 뿐이고 그게 잘못됐다면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려주시면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2017.02.24 23:58
참나; 이런 지적(or 지적톤)도 맥락 살펴 가며 합시다. 비웃는 의미로 웃음표시 하는 게 아닌, 단순히 글쓴이의 유순한 스타일에서 기인하는 거잖아요.
2017.02.26 01:02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만, 그냥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후보가 정말 좋은 후보인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