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보가 시장에서 안팔려서

2. 협소한 시장에서 나와바리가 겹쳐서


https://www.facebook.com/zodiakus.kim/posts/10155035473241014

심상정 지지자들과 문재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길항작용은, 엄밀히 말해 진보에 대한 우리사회의 열망이 작아서 벌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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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심상정은 자신의 사고를 말과 행동으로 선명하게 표현한다. 지지자들은 심상정의 이념과 가치에 공감을 명확히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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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심상정의 낮은 지지율은, 거꾸로 말하자면 진보에 대한 우리사회의 강한 저항값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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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을 가짜 진보로 규정하든, 혹은 이 시대에 필요한 진보의 한 형태로 규정하든, 만일 우리 사회가 진보에 대한 열망으로 좀 더 가득차 있다면 심상정의 지지율은 문재인 아니 안철수 만큼은 됐어야 한다. 또는 현재의 정의당 보다 더 좌익에 기운 정당이나 후보가 진작에 생겨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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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우리사회 진보의 총합은 문재인의 오른쪽 경계를 절대 넘어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마 경계는 문재인 영역의 중앙에 못미칠 거라 본다.) 따라서 양 지지자 사이의 경쟁은 내부자간의 갈등 양상을 띨 수 밖에 없으며, 외부를 향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이 걸 진보의 한계로 정의하면 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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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개인의 사고를 타인이 쉽게 바꾸거나 돌려 놓지 못한다는 통념에 비추어 보면, 진보의 영역이 현재에 국한 된 것은 두 지지자들을 제외한 다른 유권자들의 성향이 근본적인 이유다. 진보가 더 잘했으면 누가 싫어하겠느냐 말하지만, 잘한다고 해도 한번 박힌 사람의 인식은 돌려놓을 수가 없다. 그 걸 우리는 지금 매일 확인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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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진보진영이 20년 전부터 전면에서 주장한 것들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심지어 보수정당이 이를 그대로 베껴 공약으로 내세워도 보수진영은 이를 진보의 성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문재인의 오른쪽에 설득의 공간이 조금이라도 있는 시장이 있어야 눙치고 바가지라도 씌워 물건을 팔 수 있는데 그 시장이 아예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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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오른쪽에도 진보영업이 가능한 장이 있었다면, 현재 문과 심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란은 진보통치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로 좀 더 풍부하게 확장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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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상당수는 진보를 원하지 않는다. 그 결과 자칭 진보주의자들은 한 줌도 안되는 심상정 지지율보다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왼쪽을 창출할 능력이 없고, 오른쪽 경계선 너머 문재인의 영역에 있는 진보와 경쟁을 하는 것이다. (이나라 저나라 국경선 너머에 산재 해 있는 중동의 부족현황지도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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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결책은 문재인의 왼쪽에 더 넓은 진보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그 결과 문재인의 자장이 제자리인 중도보수에 제대로 위치하는 것이다. 물론, 이 건 잘 안 될 것이다. 안철수의 실험은 결국 문재인의 왼쪽을 지지하는 힘으로 출발하여 우익보수가 선택하는 집결지만 하나 더 생기는 결과로 이동했다. 그 게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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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 게 우리나라 진보의 현재다. 진보에 대한 우리사회 열망의 농도가 딱 그 만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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