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대체 뭐죠.


모르면 어딜 찾아봐야 하냐고 물어보든지. 


관심 없으면 그냥 조용히 있든지. 묻지도 않았는데 나서서 말하는 게 어딜 봐서 관심 없는 태도인가요?


그러니까 '미투 운동은 한국에서 처음이죠?' 이딴 소리나 나오죠. 성폭력 생존자들이 말해온 게 수십년 되었는데요. 


성폭력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 심지어 반성폭력 활동가들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찰합니다. 그리고 늘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돌아보죠. 모르면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 인간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공부할 것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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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간 중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에 대한 희화화가 있습니다. 다들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과부를 덮쳤는데 강간당하는 과부가 이러저러한 반응을 보였다든가 하는 음담패설류 말이죠. 소시적에 저는 이 희화화에 너무 화가 나서 말도 안 되는 강간 판타지라고 반박했어요. 강간 중에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공부하면서 어떤 피해 여성이 강간 중 오르가즘을 느껴 두 배로 고통스러웠다는 증언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체가 두뇌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냥 반응을 했고, 자아를 배신하는 신체가 너무나 혐오스럽고, 그 반응이 너무나 치욕스러웠다는 거죠. 아주 드물지만 그런 반응을 보이는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저는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제가 했던 반박을 듣고 더 상처받은 피해자가 있으면 어쩌지? 그리고 피해자들간의 차이도 세심하게 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어떤 피해자는 강간으로 임신한 태아를 아주 싫어하고, 어떤 피해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애착을 보이고 낳아 기르고 싶어하는 피해자도 간혹 존재합니다. 가해자에게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피해자도 있고,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피해자도 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더라도 피해자는 피해자이고, 우선은 몸을 낮추고 그 목소리를 그대로 들어 주어야 합니다. 


너님들이 피해자 감별사 같은 거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노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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