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 오년전에 노인을 상대로 일을 했었는데 어쩌다 그 일을 최근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고객층이 노인들인거죠.

일은 어렵지 않은데 노인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해야할 때가 있어요. 제 임계점은 7분정도입니다.

그 이상 넘어갈 것 같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끝냅니다.

문제는 아주 가끔 넘어갈 때가 있는데 제가 아주 다른 얼굴이 되죠. 아주 무서운 목소리가 나옵니다.

직업상 친절해야하는 게 맞는데 그걸 유지하려면 상대하는 사람을 줄여야합니다.

사람을 줄일 수 없으니 대면하는 시간을 짧게 하는 수밖에요.

 

해본 일인데 왜 이리 힘이 들까? 내가 나이먹어서 일까? 싶었는데 잠깐 한가해지니 답을 알아냈습니다.

십 오년 전 제가 상대한 노인은 갓 60에서 많아봐야 70대 중반이었는데 현재 상대하는 사람은 거의 80대.

90대도 꽤 된다는 거죠.

일단 집중도와 이해도가 현격히 떨어지니 대화자체가 별 의미가 없는거였어요.

아무리 일러줘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물으면 딴소리하고 정말 작은 아기같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인생 백세시대라니... 속은 녹슬어가고 있는데 외양만 번지르르하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오네요.


은퇴후 여러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 이후 체력과 지력이 고갈되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을

제가 통제할 수 있느냐입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 기간은 점점 길어질 것 같거든요.




* 혹시 은퇴후 사업을 계획하시는 분. 노인관련 일을 준비해보세요.

  관련 자격증 공부하시고 커리큘럼, 세미나에 나가서 노인복지에 대한 정부정책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 노인이라는 말에 비하의 의미가 전혀 없습니다. 어르신은 아부하는 말이 분명하지만요.

    나이먹는다고 다 어른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노인을 순우리말로 바꿔보라는 공모가 예전에 있었습니다. 전 '한나이'라고 응모했는데 주위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지금도 억울합니다. '한'은 우리말로 크다, 많다.. 이런 의미 아닙니까? 좋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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