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9 09:28
듀게에서 쓰는 첫글입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할까요?
자기소개나 영화 어쩌구는 너무 낯간지러우니까 그냥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게요.
제게는 사촌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고모가 좀 늦둥이로 낳은 녀석인데, 그래도 저와는 한 스무살 차이가 나죠.
어렸을 적엔 정말 귀여웠는데 이젠 키가 저만해지고 목소리도 변성기가 와서 좀 징그러움...
형~ 형~ 이러는데 커버린 사촌동생의 현실을 인정못하고 계속 어릴 적 추억만 머릿속에서 재생하고 있습니다.
이불로 김밥말이를 하며 놀던 그 시절이여....
사촌동생이랑 이야기를 하다보면 세대차이를 확 느낍니다.
2019.02.09 09:58
2019.02.10 18:26
좀 헛바람이 쉽게 드는 아이이긴 한데, 그래도 부모님한테 너무 진지하게 말하니까 고모가 좀 헷갈려하더라구요. 저렇게 자신있게 말하니까 유튜버라는 게 그래도 뭔가 직업이 될 수 있긴 하나보다, 내가 잘 모르는 거니까 아이가 더 잘 알고 그러겠지 이런 식으로 또 기대를 걸어버리시고... 다른 건 모르겠는데 전업으로 삼기 어려운 일을 너무 쉽게 전도유망한 것처럼 포장해서 잘 모르는 기성세대에게 설득하는 건 좀 사기같아서 제가 장난으로 좀 뭐라고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 형이랑 엄마랑 아빠랑 다 같이 아프리카 방송 보자!! 철구 방송 보겸 방송 이런 거 같이 보자!"
이러니까 그런 건 아닌데~ 하면서 배배꼬고...
2019.02.09 10:17
죽어라 공부 - 상위권 대학 - 대기업 루트를 타거나 공시 루트를 타거나.... 만 있는 지금 세대들 보다야 좋다고 봐요. 어차피 저 두 루트를 모두 다 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택지는 넓을 수록 좋죠. 꼰대 안되는 가장 쉬운 방법? 관심은 갖되 아가리는 닥치는 거죠.
2019.02.09 10:55
2019.02.10 18:27
근데 웃긴 게 보겸이 "아무나 유튜브 하냐" 라고 꾸짖는 영상 보고 정신 차리더라고요... 좀 씁쓸 ㅋㅋ
2019.02.09 12:53
2019.02.10 18:28
어릴 때부터 같이 놀고 그래서 ㅎㅎ 세대차이가 덜 나고 힙합이나 유튜브나 게임 같은 거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절 좋아라하긴 해요~
요즘 세대들 저도 좀 따라가기 힘들더라고요
2019.02.09 14:49
2019.02.09 18:10
2019.02.10 18:28
흑흑 세대차이의 공포
2019.02.11 09:55
저도 걱정되는 지점이예요. 최근 같이 일하는 분들과 점심 후 잡담 타임 (사이 좋은 편ㅎㅎ)을 가지면서 예쁘게 플레이팅 된 베이킹 사진들을 같이 보게됐어요.
그런데 한 분이 불쑥 우리네 신세(??)를 한탄하며, 아 이 사람은 좋겠다. 한가하니까이렇게 이쁘게 꾸미고 사진도 찍고 하는거겠지? 그러는 거예요.
깜짝놀랐습니다. 그 작업은 한눈에 봐도 공들인 결과물로 보였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다방면의 컨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게 보이는데도요..그 분은 여전히 그걸 SNS 자랑용 컨텐츠로 인식하더라고요.
그 때 느꼈습니다. 나름 디지털/SNS에 익숙한 우리세대라고 해도 지금의 10대.. 더 어린 친구들과는 아예 생각하는 사고가 다를 수밖에 없겠다는 걸요.
그래서 정말 나도 노력하지 않으면.. 내가 그토록 지금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생각하는 꼰대가 되고 말겠구나 ㅎㅎ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꼰대가 된다는 것도 슬프지만, 꼰대가 됨으로 인해 비효율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건 정말 싫거든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모르고 뻔뻔해지는 것도요.
조금 있으면 차라리 공부해 대학가서 취업하는 게 쉽다는 걸 깨닫고 포기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