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스타트렉 디스커버리(DSC) 시즌 2가 지난주에 14화로 끝났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3주전에 끝났는데, 우리나라는 영등위 덕분에 아에 3주 늦게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급하신 분들은 VPN 통해 미리 보신 분들이 있어서, SNS 상에서 스포일러 안당하려고 조심했네요.


이하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시즌 1에서는 전쟁이 배경이었다면 시즌 2에서는 은하계 전반에 동시에 나타난 '적색신호' 7개를 추적하는 이야기입니다. 하나하나가 엄청난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적색신호를 스타플릿은 연방의 존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큰 사건으로 결정하고 '포자 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에 임시선장을 파견하여 적색신호를 추적합니다. 그 과정에서 사건은 점점 커져가고요. 


그리고, 그 임시선장이 크리스토퍼 파이크 입니다.

스타트렉 TV 시리즈를 쭉 보아오셨던 분들이라면 오리지날 시리즈(TOS) 파일럿에 등장했던 엔터프라이즈의 선장으로 알고 계실 것이고, 쌍제이의 신극장판을 보아오셨던 분이라면 커크에게 기회를 준 파이크 제독으로 익숙하실겁니다.


시즌 2에서는 시즌 1에서 지적받았던 TOS 와의 기술적 차이에 대한 설정 맞추기를 하고, 단 3편(파일럿 1편 + 파일럿을 쪼개 본방때 사용한 2편)에서 등장했던 파이크라는 인물이 사실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팬들에게 아부를 합니다.'

특히나 (심리상담사 출신의) 콘웰 제독이 파이크가 클링온 전쟁에 참전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우리가 패전하더라도 다시 일어나기 위해 최고의 대원들을 남겨뒀어야 했어. 그래서 5년 탐사 임무를 계속하라고 했던 것' 이라고 하거나, 파이크의 결정과 행동을 보고 '우리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군' 이라고 할때, 혹자는 '오오~ 파이크~' 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풉.. 이거 너무 노골적이잖아.. 하면서 슬쩍 웃었습니다. 기분 나쁜 웃음은 아니었지만요.


왜 이랬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디스커버리는 리부트라는 말만 안했지 실질적인 리부트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기존 TV 시리즈와의 설정이 안 맞는 부분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큼직큼직한 것들만 일관성이 있다면 괜찮다는 생각이었는데, 본토 팬들중에서는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나 봅니다. 하긴 뭐, 본토에는 TOS 만이 진짜라는 극단적 TOS 팬덤도 있다고 하니... 


DSC 는 처음부터 여자, 유색인종을 주인공으로 선정했고 선장이 아닌 일등항해사로 설정을 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스타트렉 시리즈들과는 다른 관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요. 그럼,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음, 잘 모르겠습니다. 스타플릿의 탐사선이 배경인 이상, 선장의 존재감이 너무 막강하거든요. TOS를 시작으로 매 스핀오프 시리즈마다 레귤러 캐릭터 7-8명중 인기 캐릭터 2-3명이 결국 '주인공'이 되어 극을 끌고 갔습니다. 특히 보이져(VGR) 시리즈의 경우 후반에는 선장-세븐-EMH 셋의 비중 쏠림이 너무 심해져서 나머지는 병풍이다 시피 되기도 했고요.


DSC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즌 1에서는 로르카 선장이, 시즌 2에서는 파이크 선장이 등장했는데, 파이크의 경우 어차피 기존 시리즈와의 설정 충돌을 막으려면 계속 선장으로 나올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파이크가 등장했을때, '아, 주인공인 마이클 버넘이 선장이 아니니까 아에 게스트 선장제로 가려고 하나?' 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하였는데..

시즌이 진행될수록 '게스트'인 선장이 너무 많은 분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도리어 기존 디스커버리 대원들의 분량이 줄어들어서 구축이 필요한 캐릭터들이 그럴 수 있는 장면을 못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풀시즌(22-26편)이 아닌 반시즌(14-16편)짜리라는 환경 탓일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시즌 1처럼 2편 연장해서 16편으로 제작했으면 좀 더 여유있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고요.


아쉬운 부분만 잔뜩 적었는데, 시즌 3는 올해 연말 또는 내년초 방영예정이고, 당연히 볼겁니다.

다만, 제작진들이 한템포 천천히 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존 팬들에게 굳이 설명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시즌 1도 좀 몰아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즌2는 더 급하게 몰아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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