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액션 피겨 2'

2019.07.30 00:16

샌드맨 조회 수:941

그냥 잠시 시간 보낼만한 영화가 있을까 해서 넷플릭스를 검색해보다가 얻어걸린 영화(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입니다. 그리고 매료되었습니다. 


영화의 주연은 트래비스 파스트라나입니다. 스턴트 라이딩 월드 챔피언 4회, 유럽 챔피언 4회, 익스트림 엔듀로 레이스 우승 4회, AMA 모토크로스 챔피언 1회, AMA 수퍼크로스 챔피언 1회, X게임 금메달 10개를 획득했으며, 이전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모터바이크 백플립과 더블 백플립을 처음으로 성공한 라이딩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죠.  


라이딩 뿐 아니라 드라이빙에도 재능을 보여 랠리 아메리카 챔피언십 4회, 자동차 멀리뛰기 세계기록을 보유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나스카에도 출전했지만, 평범한 트랙은 적성에 안 맞는 듯 나스카에서는 별다른 성과가 없음;;; 


...거기에 비행기에서 낙하산 없이 뛰어내린 걸로도 유명합니다. (자유낙하를 즐기다가 뒤따라온 동료 몸에 매달려 무사착지. 킹스맨 1편의 낙하산 훈련장면 생각하시면 돼요.)


한마디로 미친 인간이자 스릴 중독자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파스트라나의 주도 아래 파스트라나만큼이나 미친 인간들이 동료로 활동하는 단체 '니트로 서커스'에 대한 영화입니다. 아니, 영화나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거의 스턴트 성공/실패장면 컴필레이션에 가까워요. 스토리 따윈 당연히 없고, 다큐에 들어가는 인터뷰조차도 거의 없습니다. 대신 1시간 동안(런닝타임이 단 1시간이에요) 모터바이크, 오프로드 버기, 랠리카, 스노우모빌, BMX, 스케이트보드, 스노우보드, 스키, 킥보드, 심지어는 휠체어에 이르기까지 모든 바퀴달린 기구들로 펼쳐지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대향연입니다. 폭발하는 아드레날린과 스릴, 환호와 비명이 뒤섞이며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스턴트는 위험 그 자체이고, 영화에 등장하는 이들 중 몸이 성한 이는 거의 없습니다. 파스트라나조차 15살에 벌써 열 여덟군데의 뼈가 부러졌고 8차례의 수술을 받았다고 나오죠. 영화 속에서는 멋진 성공 장면 못지 않게 수많은 실패 장면들과 부상 장면들도 보여주며, 죽은 친구에 대한 추모도 잠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금 7m나 되는 점프대에서 추락했는데도, 손목이 부러졌는데도,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그들은 기꺼이 다시 핸들을 잡고 보드에 오릅니다. 단순한 스릴이나 똘끼, 또는 도전정신을 넘어 거의 일종의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에요.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묘기는 그들이 우리와 함께 이 땅을 걷는 인간이며, 그들의 목숨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나 뿐이란 사실조차 잠시 잊게 만듭니다. 


미친 인간들이 등장하는 미친 이야기입니다. 죽기 위해 사는듯한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가 뭐라고 평가하든 말든 그들은 더 빠른 속도, 더 높은 점프, 더 화려한 트릭과 더 큰 위험을 위해 기꺼이 몸을 내던지며 그들의 삶을 즐기겠죠. 우리는 그냥 닥치고 그들이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묘기를 즐기며 아드레날린을 만끽하면 되는 거에요. 


*p.s. 액션 피겨 2라는 얘기는 1편도 있다는 얘기일텐데, 1편은 넷플릭스에 없네요 =_=; 아마 파스트라나가 낙하산 없는 스카이 다이빙을 시도했던 니트로 서커스 무비가 1편인 듯.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41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6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82
109243 이런저런 일기...(테트리스, 책임) [2] 안유미 2019.08.01 545
109242 여름휴가를 맞이하여 [1] 메피스토 2019.07.31 547
109241 엑시트를 보고(스포없음) [9] 연등 2019.07.31 1317
109240 [드라마바낭]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즈'를 다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19.07.31 3917
109239 제목 없음 (정하기 매번 싫었음) [10] 어디로갈까 2019.07.31 999
109238 지구멸망 10가지 상황 중 3번째 악당 떠돌이별과의 조우 [1] 가끔영화 2019.07.30 611
109237 [회사바낭] 불사조... [3] 가라 2019.07.30 1567
» 넷플릭스 '액션 피겨 2' [4] 샌드맨 2019.07.30 941
109235 [드라마바낭] 드디어 '멋진 징조들(Good Omens)'을 봤습니다 [13] 로이배티 2019.07.29 2134
109234 이런저런 일기...(도발과 음주, 운동) [1] 안유미 2019.07.29 717
109233 있지(ITZY) - ICY 뮤비 [11] 연등 2019.07.29 1141
109232 갈수록 미치겠습니다..."왓쳐" [1] 라인하르트012 2019.07.28 1260
109231 아마존 비디오에서 나온 더 보이즈 1시즌을 보고 [1] 라인하르트012 2019.07.28 632
109230 [바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뭐 이런가요. ㅋㅋ [4] 로이배티 2019.07.28 1603
109229 [KBS1 특선 다큐] 프리 솔로 [4] underground 2019.07.27 997
109228 이런저런 아이돌 잡담 [4] 메피스토 2019.07.27 868
109227 이런저런 주말 일기...(토요일) 안유미 2019.07.27 522
109226 방수 파운데이션과 자외선 차단제 추천 좀 부탁드려요. [2] 산호초2010 2019.07.27 771
109225 박찬욱 감독에 대한 잡담 [30] 어디로갈까 2019.07.27 3569
109224 영화 빨리 찍기의 대가 남기남 감독님 [2] 보들이 2019.07.27 78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