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랑이 없는 곳에선 여우가 왕이라고들 하죠. 웬 기자간담회따위를 열길래 조국이 맛이 갔나 했는데 하는 걸 보니 기자간담회는 신의 한수인 것 같았어요. 조국에게는 말이죠. 30분쯤 보고나니 이건 간담회가 아니라 쇼케이스를 연 거더군요.



 2.하긴 그래요. 청문회를 열면 온갖 고성에 온갖 폭언, 말자르기, 말꼬리잡기의 만렙들을 상대해야 하잖아요? 사실 청문회가 병신같아 보이는 건 병신들끼리 싸우기 때문이 아니예요.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만렙이기 때문이예요. 청문회에는 공격수든 수비수든 사법고시를 패스한 사람들, 아이비리그에 다녀온 사람들 투성이죠. 레알과 맨시티가 붙으면 재미없는 경기가 나오는 것처럼 서로의 실력이 너무 비슷하면 게임이 보는 맛이 없거든요. 하수끼리 붙든 고수끼리 붙든,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싸우면 이기기 위해 찌질한 짓이나 반칙을 저지르게 되니까요. 아예 플레이어들의 실력차가 커야 명장면이 많이 나오죠.


 하지만 청문회 대신 기자간담회를 여니 조국이 저글링을 학살하는 울트라리스크처럼 보이더군요. 조국의 말을 끊는 사람도 없고 조국에게 소리지르는 사람도 없고 조국에게 그만 말하라는 사람도 없으니 조국의 독무대가 될 수밖에요. 기레기가 무언가를 질문하면 일단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후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쇼케이스를 치른 거죠. 



 3.뭐 이미 다 지나간 뒤에 하는 말이지만 자한당은 청문회를 했어야 했어요. 증인 따위 못 불러도, 청문회만 열었으면 흙탕물을 원하는 만큼 조국에게 뿌릴 수 있었을텐데. 덕분에 조국에게 흙탕물을 뿌릴 수 없는 사람들을 조국이 12시간동안 가지고 노는 걸 눈뜨고 봐야 했죠. 하루 종일 방송국을 통해 그 장면이 나왔으니 이젠 조국이 선녀처럼 보이게 됐어요. 방송국들이 하루종일 전파를 써서 조국을 광고해준 모양새예요.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감독에게 편집권을 안 준다고 하죠. 하지만 어제 조국은 나름 블록버스터 영화를 찍으면서 원하는 대로 시나리오 다 짜고 편집권까지 마음대로 휘두른 거나 마찬가지예요. 쳇. 



 4.휴.



 5.휴. 뭐 조국 얘기는 이쯤 하죠. 그는 권력자니까요. 권력자를 계속 문제삼아봐야 권력자에 대한 질투만 강해질 뿐이예요.


 

 6.휴...오늘은 화요일이네요. 오늘 일과는 끝났어요. 오늘은 뭘하죠? 모르겠네요. 화요일에만 할 수 있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맛있는 냉라멘이 먹고 싶네요. 요즘 냉라멘들은 대부분 별로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맛있는 냉라멘'은 실제로 맛있는 냉라멘을 말하는 건 아니예요. 아이 입맛에 맞을만한 달고 짜고 감칠맛나고, 돈까스나 가라아게같은 고명을 올린 냉라멘이죠. 차슈 같은 어른의 고명 말고요. 



 7.심심하네요. 빌어먹을 번개를 쳐볼까 했지만 너무 늦었어요. 냉라멘 먹고 레몬차 먹는 번개를 쳐보고 싶은데 말이죠. 


 어쨌든 이제는 좋든 싫든 나가야만 해요. 여기서 조금만 더 머뭇거리면 퇴근시간 러시아워에 휘말리게 되니까요. 지금 당장 나가던가, 아니면 러시아워 시간까지 다 보내고 나서 외출하던가 둘 중 하나인데...몇시간 죽치고 않아있긴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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