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 영화가 땡겨요

2020.10.20 00:11

Sonny 조회 수:855

삶이 팍팍해서 그런지 퇴근하고 나면 유튜브로 옛날 코메디 영화 클립들을 봅니다. 이미 봤던 영화 클립들을 처음 본 것처럼 보면서 저거 진짜 웃기네 하고 낄낄대는 거죠. 제가 주로 보는 것들은 아주 원초적이고 적나라한 미국 코메디 영화 클립들입니다. 엄청 단순한 바보 아니면 악당들이 나와서 남들 시선 신경안쓰고 막가파로 굴어대는 것들 있잖아요. 윌 패럴 같은 것들. 저는 윌 패럴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그냥 취향은 그 쪽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른바 얼간이 캐릭터 코메디 말이죠.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의 클립들을 다시 보면서 엄청 웃었어요. 직장상사로 디자인된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기똥찹니다. 죄다 폭군에 말이 안통하는 에고이스트들인데 그 유형도 다 달라요. 그 중에서 특히 발군은 콜린 파렐이 연기한 dipshit cockhead son 바비 펠릿입니다. 나머지 두 사람은 그래도 뭔가 좀 현실성이라도 있고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하는 논리 같은 게 있는데, 바비 펠럿은 진짜 유치한 양아치입니다. 게이라고 시비를 걸지 않나, 장애인이 꼴보기 싫으니까 회사에서 자르라고 하지 않나... 어떻게 보면 극혐인데 이 인간이 짜증이 나지 않고 웃기는 이유는 콜린 파렐의 연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너무나 비상적인 인간으로 캐릭터를 희화화하고 있으니까요. 머리 윗동산이 다 날아간 분장부터 해서 두다다다 쏟아내는 수다형 대사와 툭하면 멍하게 치켜뜨는 눈까지 정말 또라이 같습니다.


이런 걸 보다보면 코메디 연기도 재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분명한 장르 같습니다. 타이밍을 딱 맞추고 현실에 없을 법한 리얼리티를 살리면서도 말이나 행동을 과장해서 이게 코메디라는 사실을 분명히 주지시키는 여러가지 표현이 동시에 일어나야합니다. 넷플릭스에 이 영화의 속편이 있어서 보았는데 별 재미가 없더군요. 아마 속편의 메인 빌런을 연기했던 크리스 파인이 생각보다 밋밋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는 전편의 미치광이들에 비하면 너무 정상적이고 사회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꼭 캐릭터뿐만이 아니더라도 건방지고 제 멋대로 굴면서 남을 웃기는 그 연기력이 쪼끔 부족해보이더군요. "능청스러운" 부분이 살짝 없어보인다고 해야할까요? 성실하게 대사를 치는데 그게 그냥 평범한 양아치같기만 하지 미친 놈처럼은 보이지 않습니다.


<번 애프터 리딩>의 브래드 피트를 보면서도 빵 터졌습니다. 이 영화도 명배우들이 한다스로 나오는 호화캐스팅 영화입니다. 거기서 브래드 피트는 발군의 멍청함을 자랑하구요. 자기 혼자 착각에 들떠서 신내다가 이미 김이 새서 당황하는 연기가 일품입니다. 오즈본 칵스.... 바보가 바보가 아닌 척하는 이중의 연기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존 말코비치의 느릿느릿하면서 흥분잔뜩한 대사들도 웃겨 죽습니다. 전 이 영화가 너무 웃겨서 미치겠습니다. 


나중에 점프 스트리트 시리즈를 볼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 코메디 영화로 이 영화를 추천하더군요.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도 보려고 기대중입니다. 조 라이트 특유의 명랑함을 좀 느끼고 싶어서요. 그리고 또 안본 코메디 영화가 뭐가 있더라... 아담 샌들러 영화는 아직까지 볼 생각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3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94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542
113735 킬링이브를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인종차별 이슈가 있었군요 [3] 자각2 2020.10.21 825
113734 일상, 초계국수, 쇼핑,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육 [1] 안유미 2020.10.21 594
113733 Mank [5] daviddain 2020.10.21 393
113732 기승전 헛수고, 자기 잘못 인정하기 [2] 예상수 2020.10.21 437
113731 <청원>아동학대 누명쓰고 “역겹다”," 시집 가서 너 같은 X 낳아" 폭언에 시달린 어린이집 교사였던 저희 누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5] daviddain 2020.10.21 1316
113730 유럽, 한국식 '추적' 따라하기 두 손 들었다..결국 '봉쇄' 회귀 [10] daviddain 2020.10.21 903
113729 마이너 취향 자랑 대회! [2] 가을+방학 2020.10.21 475
113728 한화 이글스 김태균 선수 은퇴 [1] 영화처럼 2020.10.21 437
113727 악플 같은거 당해보신적 있으세요? [9] 지금만 2020.10.21 685
113726 PC 게임 패스로 즐긴 게임들 소감 [8] 페이지 2020.10.21 600
113725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줄리아 로버츠의 '홈커밍' 시즌 1을 추천합니다 [11] 로이배티 2020.10.20 2142
113724 James Redford 1962-2020 R.I.P. [2] 조성용 2020.10.20 394
113723 컴퓨터가 영영 안켜질거 같아 [2] 가끔영화 2020.10.20 462
» 코메디 영화가 땡겨요 [14] Sonny 2020.10.20 855
113721 "한국 모델 이탈리아선 안통했다"…현지 보건당국의 토로 [10] daviddain 2020.10.19 1336
113720 [게임] 워치독스 2 시작했습니다. [4] 가라 2020.10.19 378
113719 인류의 파티는 끝났다, 쓰레기 덜 배출 [7] 예상수 2020.10.19 1048
113718 [아마존프라임비디오] 블룸하우스 호러 4종셋 '웰컴 투 블룸하우스'를 봤습니다 [11] 로이배티 2020.10.19 909
113717 코마 상태의 팬을 깨운 축구 선수 2 [2] daviddain 2020.10.19 425
113716 [정치바낭] 안철수로 시작해서 정의당까지 의식의 흐름 [14] 가라 2020.10.19 8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