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웨이브바낭' 이라는 말머리는 안 쓰려구요. 어차피 거의 다 iptv에 있는 영화들이니 걍 영화인 걸로. ㅋㅋ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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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뭔 뜻인지는 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 이게 85년 영화인데 배경은 86년입니다. 왜냐면 당시 화제였던 핼리 혜성을 소재로 하고 있고 그게 86년에 지구에 접근할 예정이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그 핼리 혜성을 관측하기 위해 인류는 우주선을 쏘아 올립니다. 그런데 그 우주선은 헬리혜성에 묻어 온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가까이 가 보니 100마일이 넘는 사이즈의 거대 우주선이 뙇! 하고 보이죠. 당연히 구경을 갔더니 거기 내부엔 커다란 박쥐 같은 놈들의 시체가 수두룩한 가운데 쌩뚱맞은 인간 형태의 깨끗한 시체 셋이 크리스털 케이스 안에 예쁘게 들어 있네요. 여자 하나, 남자 둘의 구성. 그리고 그걸 갖고 우주선으로 돌아온 후 그들은 연락 두절이 됩니다.

 ...뭐 됐고 결국엔 그 시체들을 지구로 갖고 돌아왔는데, 이놈들이 일어나서는 뱀파이어마냥 사람을 현혹해서 생기를 빨아먹으며 런던을 헤매고 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사태 수습을 위해 정부에서 보낸 군인 한 명(소탈하기도 하지!!!)과 아까 그 우주선의 유일한 생존자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그 외계인들을 막아보려 몸부림치는 내용 되겠습니다.



 - 이 영화의 핵심은 바로 그 여성 외계인입니다. 모든 캐릭터 중 화면에 잡히는 시간이 가장 긴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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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틸샷 중 잘 나온 사진 하나 고르기가 힘드네요. 참 예쁘신데.)


 예쁘시죠. 몸매도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해서 끝나기 10분 전까지 한 번도 옷을 챙겨 입지 않으십니다(...)

 근데 웃기는 건, 영화를 보는 도중에 블러가 거의 나오지 않아요. 왜냐면 제작진이 오만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서 '자연스러운 척' 검열 부위만 딱 가려주기 때문이죠. 카메라 앵글과 조명을 이용하는 건 기본이고 당연히 각종 지형지물이나 다른 배우의 신체를 활용하는 등 참 성실하게 가립니다. 그래서 이게 이 영화를 보는 소소한 재미 중 하나가 됩니다. 왠지 좀 부끄러운 소리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쿨럭;)


 근데 우리의 마틸다 메이 여사님은 이 영화에서 미모 자랑 말곤 하는 일이 없어요. 애초에 역할이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멍한 표정으로 걸어다니는 것 뿐이거든요. 막판에 옷 좀 챙겨 입고 나오신 후엔 대사도 몇 번 치긴 하지만 거의 같은 말 반복이라서... 시나리오 받아들고 대사 다 외우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렸을 듯.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 분 말고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도 별반 다를 건 없다는 겁니다. 대사는 많지만 딱히 연기력이랄 게 필요한 역할이 거의 없어요. 이 영화는 애초에 그런 영화(?) 거든요. 결국 모든 캐릭터가 바보 같으니 누구 하나 아쉬울 것이 없게 되는 그러한... ㅋㅋㅋ



 - 종합적으로는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좀 애매한 영화인데요.

 그러니까 시작은 '에일리언' 류의 무시무시 외계인 만남 SF류로 갑니다. 그러다 중반에는 뱀파이어물이 되구요. 클라이막스로 가면 난데 없는 좀비 아포칼립스물 분위기가 펼쳐져요. 하고 싶은 이야기,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 참 많았던 영화인 거죠. 근데 이 영화의 참으로 특이한 점이 뭐냐면...

 당연히 그 모든 게 웃음 나오도록 어설프겠죠? 그건 참으로 당연한 일인데, 문제는 그러면서 은근히 고퀄이라는 겁니다.

 일단 저렇게 정리해 놓으면 막 튀는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이야기가 어쨌거나 앞뒤는 맞게 전개가 돼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주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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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제법 진지한 영화로 보이지 않습니까? ㅋㅋㅋ 

 우주 SF 파트에선 커다란 풍경 그림을 활용해서 셋트 제작 비용을 아끼고 있는데 그 그림들이 의외로 그럴싸해서 봐줄만 해요.

 그리고 뱀파이어물 파트에서 자주 나오는 신체 변형 장면들도 시대를 감안하면 꽤 준사한 퀄리티로 구현이 되어 있구요.

 또 마지막 아포칼립스 파트 역시 진짜 제작비를 꽤 많이 들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 스펙터클합니다.

 뭐 결국엔 다 85년 수준, 그리고 블럭버스터는 못 되는 영화의 수준을 넘어서진 않습니다만, 그 80년대식 정겨움 속에서 꽤 준수해요.

 대충 막 만든 흔한 B급 영화들과 동급으로 취급하기엔 때깔이 은근히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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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수한 80년대식 특수효과!)



 - 하지만... 결국 이야기 자체는 뭐... 그렇습니다. ㅋㅋㅋㅋ 80년대식 B급 영화죠.

 당시에 핫했던 소재인 핼리 혜성에 불변의 인기 캐릭터 뱀파이어를 비벼 넣고 마지막엔 우주인의 지구 침공으로 인한 멸망 위기!!! 까지. 그리고 미인의 나체

 먹힐만한 소재를 다 던져 넣고 그걸 어떻게든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비벼 넣은 노력은 가상하지만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좀 멍... 해지는 얘기구요.

 또 그렇게 온 힘을 다 해 이야기와 장르를 꿰어 맞추는 동안에 '캐릭터'가 실종이 됩니다. 뭔가 캐릭터가 잡혀 있는 등장 인물이 없어요. 다 그냥 오오오!! 오오오오오!!!! 하고 몰려 다니다가 누구는 홀려서 죽고 누구는 운 좋게 살고 그러면서 이 장면과 다음 장면을 이어주는 기능만 간신히 하고 끝이죠.

 그래서 이런 소재들을 이렇게 자극적으로 비벼 넣었는데도 보다보면 종종 심심하단 생각이 들고, 가끔은 벌어지는 상황이 이해가 안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설정상의 막나감에 비해 이야기 자체는 그렇게 재미가 없어요. 



 - 이쯤에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기대보다 때깔이 좋아서 당황스러운 80년대 B급 SF-호러물입니다. 꽤 정성이 들어간 구수한 옛날식 특수효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하지만 이야기는 역시나 엉망이라 이야기에서 재미를 찾고 싶다면 '비웃는 재미' 쪽을 파보셔야만 합니다. 근데 생각보다 좋은 때깔과 이런 영화 치고는 꽤 긴 편인 런닝타임 때문에 그것도 한계가...;

 그래도 제가 그럭저럭 잘 볼 수 있었던 건 제가 이렇게 놀리며 보는 재미를 즐기는 사람이기도 하고, 또 이 영화가 제 오래된 '언젠간 봐야할 텐데' 리스트의 영화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죠.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끝없는 숙제 가운데 하나를 끝낸 후련한 기분!!! ㅋㅋㅋ

 혹시 저처럼 이 영화에 대해 호기심만 갖고 수십년을 지내오신 분이 계시다면 함 보세요. 보기 힘들 정도로 구린 영화는 아니거든요. 취향에 맞는다면 낄낄거리며 즐겁게 보실 수도 있을 거에요. 저 처럼. ㅋㅋㅋ




 + 엑스맨의 자비에 교수님께서 등장하셔서 동성 키스씬을 선보이십니다. 근데 뭐... 그냥 상황이 웃겨요. ㅋㅋㅋㅋ


 ++ 이 영화 관련 이미지들을 검색하다 보니 촬영장 스틸 사진이 몇 장 나오는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마틸다 메이는 여기서 옷을 입고 나오는 장면이 별로 없거든요. 근데 그딴 거 무시하고 그냥 스틸샷을 남겨놨더군요.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 포스터 이미지에도 적혀 있지만 토브 후퍼의 영화입니다. 3년 전에 세상을 뜨셨는데 모르고 있었군요. 명복을...

 

 ++++ 어쩐지 80년대 영화 글을 쓸 땐 이런 버전의 포스터 이미지를 꼭 넣고 싶어진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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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맨 처음에 삽입한 이미지보단 훨씬 직관적이고 좋습니다. 영화 내용이 그럭저럭 골고루 들어가 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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