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엔 역시 스릴러, 호러죠.

2021.09.20 11:45

thoma 조회 수: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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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유어 우먼

프라임 비디오에 '잘리카투'가 있어서 좋구나,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자막이 제대로 안 달려 있는 상태더군요. 이 영화가 대사가 뭐 중요하겠어, 대충 볼까나 주저하다가 결국 미뤄 두고 눈에 들어온 '아임 유어 우먼' 을 봤습니다. 조직에 속한 킬러인 남편이 사고를 치고 주인공이 아이와 피신하는 과정에서 몰랐던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흐릿했던 자기 삶을 선명하게 보고 일구어나가는 내용입니다. 70년대가 배경입니다. 지금 같으면 자기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저렇게 대충만 안다는 건 있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게 조금은 허술한 구멍이 있어서 도망 다니기가 쉬웠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님 그냥 감독이 그 시대의 복고적 분위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시간 배경은 그러한데 내용은 딱 지금 이 시대의 여성 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폭들의 위협 아래 아이를 보호하며 새로이 만난 사람들과 혈연이 아닌 유사 가족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라고 봤습니다. 아이도 남편이 어딘가에서 데려왔는데 주인공이 낳지 않았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느끼는 거리감이 긴장감과 의미를 부여합니다. 뭔가 의심쩍고 믿음 안 가는 남편은 영화 초반에 없어져 버리고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믿을만한 사람들이 삶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 올라온 '렛힘고' 생각도 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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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게시판에 리뷰를 보고 흥미를 가졌었는데 넷플릭스에 올라왔네요.(그때 유료로 보신 분들의 '제발 안 넷플릭스요' 기도빨은 오래 안 갔습니다.ㅎㅎ)

호러 영화는 거의 안 봅니다. 내심 호러나 고어물은 정서가 평화롭고 멘탈이 '강'인 사람들의 취미영역이라는 편견이 아주 쬐끔 있는 편입니다. 이 영화는 왜 그런지 보고 싶더라고요.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세한 리뷰와 듀나님 리뷰도 있어서 여기서 덧붙일 이야긴 별로 없어요. 다만 한 번 더 하고 싶은 얘기는 배우의 연기입니다. 거의 모피드 클락 원탑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의 연기가 영화의 설득력에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디테일한 이야기 연결도 물론 좋았지만 이 연기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배우의 이름을 외워둬야겠습니다. 제니퍼 일리의 연기도 역할에 맞는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연기였고요. 

축축한 겨울의 해안 유원지, 거기서 가장 싸 보이는 원룸, 저 멀리 언덕배기에 보이는 성과 같은 예술가의 저택. 

'너만큼 고독한 사람은 처음 본다.' 고립되고 고독하며 지나치게 진지한 사람이 세속적이지 않은 종교성과 결합할 때 무슨 일이 생길 수 있는가. 이런저런 생각들을 가지치기 해가며 파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영화였습니다. 

예전에 성당 다닐 때 너무 진지한 태도로 교리에 대한 의논을 제기하는 친구는, 수녀님조차 어색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종교생활은 적당히 세속적으로 합시다. 사교생활의 일환으로ㅎㅎ 



그밖에 '클로버필드 10번지' 재미있는 오락영화였어요. 두 가지 장르의 결합으로 색다른 느낌을 준 영화더군요. 아마존의 '업로드'도 봤습니다. 요즘 사후세계를 코믹하게 다룬 드라마가 많네요. 필 받아서 굿플레이스도 시작했습니다. 오징어 뭐시기로 게시판이 뜨거운데 트위터엔 혹평이 좀 있네요. 일단 뒤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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