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애성(哀性)과 애정(哀情)은 개념이 다른 어휘인 거지?
나/ 다르지. 세상사 관계는 성이 아니라 정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인 거고.
막내/ 내가 왜 요즘 두 개념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냐하면.... 
막내/ 하늘의 기운을 느끼는 것은 애성을 지닌 체질이고 그런 이들에게 의해 세상이 조금씩 변화 혹은 발전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부쩍 들어서야.

나/ 흠... 분명 너에게 그런 생각을 하게끔 만든 현재의 사태나 역사적 인물이 있을 텐데, 무엇이며 누구야?
막내/ 조선시대 역사서를 읽고 있는 중인데 두 인물을 또렷하게 구분해놨더라고. 이덕형과 이원익이라는 두 재상.
나/ 나도 알고 있는 인물들이네.
나/ 이덕형은 '절대 속이지 못할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고 이원익은 '차마 속일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다지.
막내/ 그건 명석하고 직관이 강한 사람과 어질고 바른 사람을 구분한 걸까?
나/ 뭐 각자 판단하기 나름이겠지만 당시엔 이덕형보다 이원익이 더 높이 평가 되었다더군, 요즘도 마찬가지겠지.

막내/ (쩝쩝) 나처럼 아둔한 사람으로는 따라잡기 힘든 구분이네.
나/ 우린 현대인으로서의 고집을 갖게된 사람들이니 옛사람들이 전해주는 천기를 쉽게 따라잡지는 못해.

안넘어가는 밥을 억지로 입 속으로 밀어넣으며 이런 대화를 나누노라니, 기억도 깜빡거리고 마음도 깜빡거리고 세상 빛도 깜빡거리고 그러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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