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온 작품입니다. 에피소드는 45분쯤 되는 걸로 6개. 깔끔하게 끝나구요. 장르는 범죄 스릴러구요. 스포일러는 끝 단락 흰 글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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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척이나 넷플릭스다운 포스터 이미지네요.)



 - 2010년에 시작합니다. 다정한 가족이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보러 가요. 인파가 어마어마하게 몰려서 정신이 없는 가운데 아빠가 딸한테 풍선 사 준다고 지갑 꺼내고 돈 치르는 와중에 이놈의 딸이 뭘 보고 그만 와다다 가 버리네요. 그리고 그대로 실종.

 장면이 바뀌면 그 뉴스를 보고 있는 초췌한 인상의 한 여성이 보입니다. 신문사 인턴 기자이고 믿고 따르는 대선배 기자 아저씨에게 배우고 있어요. 근데 자꾸만 뭔가 끔찍하고 불쾌한 장면이 삽입되는 걸 보면 과거에 아주아주 안 좋은 일을 겪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중인 듯. 암튼 이 분이 바로 처음에 언급한 실종 사건에 확 꽂힙니다. 그래서 배째라 나는 저 아이를 찾아내고야 만다며 여기저기 무대뽀로 들쑤시고 다니기 시작하는데... 아무 성과 없이 6년이 흐르구요. 다들 포기하고, 사건도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지 오래인 어느 날 정식 기자가 된 주인공 앞으로 VHS 테잎 하나가 배달됩니다. 그리고 거기엔 방에서 놀고 있는 그 어린이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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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렇게 단란하고 행복하던 가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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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되어 버리는 이야기입니다. 유괴라는 범죄가 얼마나 치명적인 민폐인지 잘 보여줘요.)



 - 제목에도 적었듯이 스페인 드라마에요. 제가 이 나라 드라마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근 몇년간 봤던 작품들을 돌이켜보면 어떤 경향성 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자극적이구요. 비교적 센 소재들을 척척 투척해서 매력적인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그게 나중에 수습이 잘 되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고. 또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정말 그냥 자극적이기 위해서 자극적이었던 건가. 그러니까 뭔가 중요한 하고픈 이야기가 있어서 센 소재를 끌어오는 게 아니라 그냥 세게 한 방 먹이기 위해서 끌어오는... 뭐 그런 느낌이 들어서 찜찜하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인상은 아니었단 얘기죠. 하지만 어쨌거나 떡밥을 세게 던지고, 또 기술적으론 충분히 준수하면서 대부분 이야기 초반은 꽤 그럴싸하게 끌고 가니 자꾸 이것저것 보게 됩니다만. 끝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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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주인공 단독 짤을 까먹었네요. ㅋㅋ 옆에 계신 할배는 수상할 정도로 쓸 데 없이 주인공을 따라다니며 챙겨주는 기자 선배님이자 선생님.)



 - 그러니까 일단 6세 소녀가 유괴되고 부모가 피를 토하는 이야깁니다. 감정 이입을 피해기도 힘든 치트키 소재죠. 게다가 나중에 밝혀지지만 우리 주인공은 성폭행 범죄의 생존자에요. 정확히는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생존하려고 몸부림치는 중이구요.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치트키... 이렇게 강력한 소재 둘을 엮으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이고 적어도 초중반까지는 연출이나 둘을 엮는 솜씨도 괜찮습니다. 문득문득 시간대를 점프하며 2010, 2016, 2019년을 오가며 떡밥을 만들어내고 긴장감을 고조 시키고 그래요. 막 최고 재밌고 그렇진 않은데 그래도 볼만하네... 이러면서 보게 되는데요. 그게 중후반으로 가면서 문득 와장창!이 됩니다. 그게 왜 그러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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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되는 딸의 영상의 진위 여부도 나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되겠죠. 6살이 12살이 되었는데 그걸 흐린 영상으로 100% 확신하기란 힘드니까요.)



 - 바로 그 때부터 범인을 드러내거든요.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했는지, 왜 그랬는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주는데... 아무리 봐도 결국 범인은 참 미친 놈이고 나쁜 놈이고 끝까지 남의 가정에 영원히 회복될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긴 데다가 끝까지 후회도 반성도 안 하는 놈인데. 드라마가 은근슬쩍 '나쁜 건 나쁜 건데 얘도 좀 딱하지 않음?'이라는 태도를 보입니다. ㅋㅋ 정말  공감이 1도 안 되구요.


 그리고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이건 스포일러라서... 걍 스포일러 안 되는 선에서 뭔 소린지 못 알아들을만한 방식으로 말하자면, 초중반까지 '대체 이걸 어떻게 엮으려고 그러지?'라는 생각에 보는 사람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던 무언가가, 결국 안 엮입니다? ㅋㅋㅋ 그냥 별개의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되는 식으로 끝까지 가서 마무리 되어 버리는데. 어처구니가 없어요. 게다가 그 '무언가' 파트는 후반으로 가면 비중도 확 줄어 버려서 존재감도 없이 좀 무성의하게 끝나버리고. 그러니 결국 아까와 같은 생각이 드는거죠. '아니 그냥 흥미 좀 끌다 치워버리는 카드로 쓰려고 그런 심각한 이야길 꺼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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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할 정도의 조류 Look을 한 후반부의 중요 용의자님. 심지어 주인공의 과거까지 다 파악하고 있는 이 남자의 정체는!!?)



 - 좀 아쉽습니다. 중심 사건만 놓고 보면 정말로 범인이 드러나기 전까진 나름 괜찮거든요. 피해자들의 아픔도 잘 살려서 보여주고, 호기심 유발하는 떡밥 날리기 전개도 괜찮고. 또 주인공과 경찰이 실낱 같은 단서들에 미치도록 집착해서 결국 결정적인 힌트를 얻어내는 부분 같은 경우엔 전개도 좋고 아이디어도 준수합니다. 그러니 충분히 재밌는 드라마로 끝날 수 있었는데 공감 안 가는 드라마와 떡밥을 풀다 말고 내다 버리며 '미끼였지롱!' 하는 식의 무책임한 전개 때문에 막판에 감상을 망쳐 버렸네요. 이것도 원작 소설이 있다는데, 원작도 이런 식이었는지 그게 궁금하긴 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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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렇게 씩씩하고 성실하며 사명감 넘치고 심지어 유능한 형사님 덕에 클리셰에선 좀 벗어납니다만. 결국 아무 보탬이 안 되니 의미가...)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기술적으론 부족함 없이 매끄럽게 잘 만들었고 연출도 좋고 배우들 연기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웰메이드로 출발해서 지금 말한 부분들만 따지자면 끝까지 그 퀄을 유지합니다만. 공감 제로에 도전하는 괴상한 드라마와 떡밥을 위한 떡밥이 막판에 활약을 하며 실망을 줬어요.

 마무리만 깔끔하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에 자꾸 아쉽긴 하지만 어쨌든 그 마무리가 개판이었으니 추천은 하지 않는 걸로. ㅋㅋ

 앞으로 스페인산은 영화만 봐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끝.




 + 도입부에 딸이 유괴되는 장면에서 장난감 가판대가 보이는데 거기에 '로보카 폴리'의 헬리 장난감이 보입니다. 쓸 데 없는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니 로보카 폴리가 한국에서 첫 방송을 시작한 게 2011년. 딸의 유괴 시점은 2010년이니 나름 애는 썼지만 살짝 망함! 이겠네요. 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별 재미는 없으니 그냥 아무 거나 스포일러 읽는 게 즐거우신 분들만 보셔도 돼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야기의 축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해서 대략 둘로 갈라집니다. 몇 년 전에 주인공이 겪었던 집단 성폭행 사건과 6세 소녀 '아마야'의 유괴 사건. 마침 유괴 사건 담당 형사가 그 집단 성폭행 사건과 같은 담당 형사라는 걸로 둘이 희미하게 엮이구요. 또 주인공의 무대뽀 난리통에 아마야의 친척 하나가 용의 선상에 오르게 되는데 얘가 알고 보니 어린 여자애들을 납치해다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 사이트에 팔아 먹던 천하의 쓰레기였구요. 또 좀 전개가 되다 보면 주인공의 성폭행 영상도 그 사이트에 올라갔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점입가경으로 가는데요.


 ...결국 범인은 그런 거랑 아무 관계 없는, 아마야의 엄마(난임 클리닉 의사였습니다)가 맡았던 환자였습니다. 집 팔고 거액 대출까지 받아가며 수차례 시술을 받고 임신에 도전했는데 결국 다 망하고 최종 불가 판정을 받아 좌절하며 길을 헤매던 중에, 우연히 아빠 손을 놓고 떨어져서 울고 있던 의사의 딸을 보고 '나 니네 엄마 잘 알아'라며 데려가 버린 거죠. 마침 대출 받아 시술 받느라 산 속에 처박힌 외딴 집에 이사가 살고 있던 터라 누구한테 걸릴 일도 없고. 거기에서 '바깥 세상은 겁나게 위험해서 우린 여기 숨어 살아야해'라고 애를 세뇌 시키며 계속 키우고 있었던 것.

 갑자기 비디오 테이프를 보낸 이유는 이제 자기 딸은 죽었을 거라 생각하며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엄마의 티비 인터뷰를 보고 힘 내서 잘 살아 보라고 보낸거였다는 따스한 사연이(...)


 암튼 그래서 그 VHS영상 광팬이 되어 버린 주인공이 두 번째로 온 테이프 영상을 보다가 문득 전에 봤던 테이프랑 화면 잡음이 미묘하게 달라진 걸 눈치채고, 기술자에게 물어보니 최근에 플레이어 헤드를 교체했을 거란 답을 얻습니다. 그래서 시내의 VHS 플레이어 수리점을 싹 돌다가 근래에 그 모델의 헤드를 교체해 간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안 알랴준다는 가게 주인의 반응에 걍 냅다 고객 장부를 들고 튀어요. 그래서 고객 이름과 주소를 확보해 놓고는... 경찰한텐 안 알리고 혼자 갑니다. ㅋㅋㅋㅋ 그래서 여차저차 이 곳에 아마야가 있을 거란 확신을 하고 그제서야 경찰을 부르는데 뭔 일인지 낮에 부른 경찰은 밤까지도 안 오고. 그 와중에 '들켰구나!' 하고 눈치 챈 유괴범이 아이를 차에 태우고 도주하고. 그 집 근처에서 경찰을 기다리던 주인공이 차로 뒤를 쫓자 좌절한 유괴범은 '너와 나를 갈라놓게 할 순 없다능!!!' 이라면서 안전벨트를 풀고 절벽으로 차를 달립니다. 결국 그래서 유괴범은 사망. 딸은 주인공과 그제서야 도착한 경찰에게 구출되는데, 그동안 하도 빡세게 세뇌를 시켜 놔서 바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성년자 보호 시설에서 지내게 돼요. 딸을 만나러 온 진짜 부모가 딸 옆에 앉아 자기들이 부모라는 말도 안 하고, 진짜 이름도 아닌 유괴범이 새로 붙인 애 이름을 부르며 딸래미 옆에 앉아 '이게 어디냐'는 느낌의 표정을 짓는 걸로 사건은 마무리.


 아. 그래서 성폭행 & 불법 사이트 떡밥은 어찌되냐면요. 결국 유괴 사건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구요.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된 관련자 두 명을 주인공이 불러 모은 후 다 죽이고 집에 불 질러서 바베큐 파티를 벌였다더라... 라는 게 막판에 시청자들에게만 밝혀지며 그냥 끝이에요. 자기 가해자들을 처단한 것도 아니고, 사이트 운영진을 학살한 것도 아니고 그냥 피래미급 관련자 둘... 그렇게 끝입니다. ㅋㅋ 


 드라마 제목이 왜 '스노우 걸'인지는 전혀 언급이 없다가 마지막에 나레이션으로 한 방에 설명해주는데요. 그 VHS 테이프 틀었는데 아무 것도 녹화 안 된 부분 재생될 때 보이는 화면 가득 허연 노이즈 있잖아요. 그게 마치 눈과 같아서 그랬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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