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나쁜 연애

2010.12.27 11:41

당근케잌 조회 수:5014

 

제가 올해 늦여름에 문득 본 시가 있는데

항상 착한 연애만 해온 저한테도 저변에는 질나쁜 연애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봐요 ㅎㅎ

 

이걸 읽는데 어딘가 껄렁껄렁한 남자의 오토바이에 뒷자리에서 허리를 잡고 저 멀리 떠나가는 제 모습이 그려진걸 보니..

혹시 주변에선 다 뜯어 말리고,

이건 정말 아닌데 싶으면서도 계속 빠져들어가는 그런 연애 하신 분들 계시나요?

내가 이런 연애를 하게 될줄이야!

라는 생각을 할 정도의 그런 연애경험말이죠.

 

 

 

 

질나쁜 연애 - 문혜진

 

이 여름 낡은 책들과 연애하느니
불량한 남자와 바다로 놀러 가겠어
잠자리 선글라스를 끼고
낡은 오토바이의
바퀴를 갈아 끼우고
제니스 조플린의 머리카락 같은
구름의 일요일을 베고
그의 검고 단단한 등에
얼굴을 묻을 거야
어린 시절 왜 엄마는 나에게
바람도 안 통하는
긴 플레어스커트만 입협을까
난 다리가 못생긴 것도 아닌데
회오리바람 속으로
비틀거리며 오토바이를 몰아 가는
불량한 남자가 좋아
머리 아픈 책을
지루한 음악을 알아야 한다고
지껄이지도 않지
오토바이를 태워줘
바다가 펄럭이는
바람 부는 길로
태풍이 이곳을 버리기 전에
검은 구름을 몰고
나와 함께 이곳을 떠나지 않겠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5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02
126515 Love is an open door 스웨덴어 new catgotmy 2024.06.20 12
126514 H1-KEY 신곡 뜨거워지자 MV new 상수 2024.06.20 24
126513 듀게의 사춘기 자녀 부모님들에게 -인사이드아웃 2 관람 강추(스포) new 애니하우 2024.06.20 42
126512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new 물휴지 2024.06.20 23
126511 혹시 지금 날씨가 유럽 같나요? [2] update 수영 2024.06.19 252
126510 [핵바낭] 유튜브 알고리즘을 찬양합니다! [4] 로이배티 2024.06.19 245
126509 프레임드 #831 [2] Lunagazer 2024.06.19 42
126508 Love is an open door 덴마크어 catgotmy 2024.06.19 43
126507 [뻘생각] 배달음식의 곁들이와 소스 [9] 쏘맥 2024.06.19 157
126506 [활자 잔혹극] 개정판의 사연 [15] thoma 2024.06.19 277
126505 스마일2 예고편 나왔군요 [4] 폴라포 2024.06.19 131
126504 뉴진스의 Right Now 뮤직비디오를 보고 Sonny 2024.06.19 228
126503 Anthea Sylbert 1939 - 2024 R.I.P. 조성용 2024.06.19 60
126502 Lestat/Korn - system daviddain 2024.06.19 26
126501 모르텐 하르케 인터뷰 [3] update catgotmy 2024.06.19 68
126500 Anouk Aimée 1932 - 2024 R.I.P. [5] 조성용 2024.06.19 120
126499 [왓챠바낭] 원래 하던대로 피칠갑 스릴러나 봤습니다. '킬러스' 잡담 [2] 로이배티 2024.06.18 197
126498 에피소드 #94 [4] Lunagazer 2024.06.18 57
126497 프레임드 #830 [4] Lunagazer 2024.06.18 119
126496 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사면서(의지와 욕구가 만나 꼭 의욕이 되야 하나?) [5] 상수 2024.06.18 25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