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참 별로라 하는데 오늘은 소주 먹고 취했습니다.

별로라하는 소주를 달게 먹게 해주는 친구들과 마셨거든요.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아이유의 좋은날을 듣는데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술 먹고 음악 들으면 더 집중하고 가사도 잘 들리는......

 

어제까지 신나던 좋은날이라는 노래가 이렇게 슬플 수가 없는 겁니다.

술 기분 좋게 마시고 집에 가는 길에 가사들이 가슴을 후벼 파는데,

 

오늘따라 왜 바람은 또 완벽한지,

내게 왜 이러는지 무슨 말을 하는지,

네 앞을 막고서 막 크게 웃어,

 

심지어 평소엔 영어울렁증이라 들리지도 않던 삼단고음 밑에 깔린 영어가사까지 까닭 없이 슬프게 들리는데,

 

I'm in my dream

it's too beautiful beautiful day

make it a good day just don't make me cry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 노래 참 슬픈노래인거에요. 가사 그 어디에도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맺어졌답니다-가 없어요.

운수 좋은 날 같더랍니다.

전에는 신나던 음악에 귀여운 아이유가 방긋방긋 웃으며 부르니 a느낌의 노래였는데 이제는 b느낌의 노래가 되었네요. 

 

 

그리고 집에 와서 듀나님이 올려주신 Shena Ringo님의 글을 봤습니다.

a라는 생각, b라는 생각......

전 대부분 이곳 분들이 그러하고 그러길 바라는 예의바른 사람이 아니고

Shena Ringo님의 글도 단순히 제가 읽기엔 재미가 없어서 읽지 않던 사람인데 글을 참 잘 쓰셨어요.

Shena Ringo님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훌륭한 언변이라고 생각합니다.

 

넌 a이고 난 b인데 그게 그냥 다른 거지 뭘- 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음, 이건 다른 게 아니라 내가 틀린걸 수도 있겠다.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밑에 달린 많은 리플들이 하나같이 너무나도 착하고 바른,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으니

그게 옳고 다른 방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히 반발심이 드는 걸보니 전 그냥 계속 심술궂고 예의 없는 b인가 봐요.

 

그렇게 집에 와서 슬픈 가사를 뺀 좋은 날(inst.)을 듣고 있는데 가사만 빠졌을 뿐인데 너무나 친숙한 음악인거에요.

머릿속에 어릴 때 좋아했던 나디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특히 후반부의 우주선전투장면들.

 

레드노아 붕붕~ 뉴노틸러스호 뿅뿅- 곡선레이져~ 열추적레이져! 그라탱 빵빵!!

그 때 나오던 나디아 배경음악이랑 아주 비슷한 거 같네요.

 

제가 고등학교 때 한참 방영했던 에반게리온도 비슷한 음악이었지만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성격이어서 전교생이 좋아했던 에바를 아무 이유 없이 싫어했었죠.

 

그래서 좋은날반주를 들어도 에바가 아닌 나디아장면만 떠오르는 나도 참 꼬인 거 같네요.

 

 

 

영화이야기 - 그래서 나쁜 놈만 나오는 부당거래가 그렇게 재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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