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삽시다>가 아마 제가 초6학년일 때 했을 겁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만 되면 제가 쏜살같이 집에 들어와 이 프로를 챙겨보곤 했었죠.

 

1. 김학래, 최양락의 <슈퍼차부부>

 

김학래와 최양락이 서로 아내를 바꿔서 부부로 출연했던 걸로도 유명했죠(이걸 스와핑 개그라고 하나봐요) 서로의 앞에서 자기 아내-원래는 상대방의 아내-를 마구 쥐어박던

 

모습과, 최양락이 김학래한테 신득신득대는 개그가 압권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

 

김학래 부부와 최양락 부부는 둘다 트럭에 야채를 싣고 와서 같은 지점(...)에서 나란히 붙어서 경쟁하는 설정이었는데, 한 손님이 먼저 김학래 트럭에 와서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손님이 수표밖에 낼 수가 없고 김학래는 거슬러 줄 잔돈이 없는 상황.

 

그가 바로 옆에 있는 최양락한테 가서 잔돈 있으면 좀 빌려달라고 하지만, 옆에서 다 듣고 있던 최양락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잔돈이 없다고 하죠. 결국 김학래는 그 손님에게

 

물건을 팔지 못하고 그 손님은 이번엔 최양락 트럭에 가서 물건을 사려고 합니다. 그런데 방금 잔돈이 없다고 하던 최양락이 생글생글 웃으며 잔돈을 거슬러주고 물건을

 

파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진 김학래가 그 손님이 가고 나서 최양락한테 따지자 최양락은 양손은 허리에 가져다대고 눈은 김학래를 똑바로 쳐다보며------> (◎-◎)이런 표

 

정으로 "아 그런 얘기였어? 난 또 잔돈이라길래 막 십원짜리 이런 거 얘기하는 줄 알았네?!"라고 깝죽대기도 했었죠.ㅋㅋㅋㅋ

 

 

 

2. <누나야>

 

 부모없이 남의 집 셋방살이를 하는 두 남매가 주인공. 누나는 김미화, 남동생은 이봉원이었는데 이봉원의 대사 중 "야, 너 엉깔래?!"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이봉원과

 

동갑내기인 셋방 주인집 아들은 모범생이었는데 양아치인 이봉원이 걜 협박하거나 쥐어팰 때마다 쓰던 대사였습니다.

 

 그 모범생의 과외 선생님을 김미화가 짝사랑해서 혼자 '선생님, 선생님은 제 마음의 포로에요....'라고 고백편지를 쓰다가 이봉원한테 들키기도 하는데, 그 뒤로 그 선생님

 

이 주인집에 과외해주러 나타나자 이봉원이 누나한테 깐죽대면서 "야 왔어왔어왔어왔어!! 포로 왔어, 포로!!"라고 호들갑도 떨었었고요:-) 그래도 마지막회에선 그 선생님

 

과 결혼해서 아기까지 안고 부부가 나란히 인사하러 찾아오기도 해요.

 

 집주인 아저씨로 나온 분도 점잖게 얘기하는 중간 중간에 쏘아대던게 참 웃겼어요. 이봉원이 아저씨 몰래 그 집 수박을 다 파먹고도 시치미를 뚝 떼자, 아저씨가 근엄한

 

표정으로 이봉원을 보며 조용히 당신 가슴 부분을 위아래로 쓰다듬는 흉내를 내요. '네 가슴부분을 봐라'라는 뜻이었겠죠. 이봉원이 그제서야 자기 러닝셔츠의 가슴부분을

 

보니 새빨갛게 수박물이 들어있던 장면도 보면서 많이 웃었었어요.

 

 

 

3. <윤희빈>

 

왕의 후궁들 중 윤희빈이라는 여자가 주인공인 코너였습니다. 예뻐서 후궁이 된 건 아니고 왕이 궁궐 밖을 산책하다가 재치기를 한 침이 그녀에게 튄 인연(...)으로 뽑혔다는

 

설정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전하께서 희빈전에 드시는 일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 어쩌다 가끔 기적적으로 방문하실 때는 무슨 마라도 끼었는지 하필 방안이 온통 난장판이

 

라던가,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서 나인들이랑 같이 남장을 하고 궁 밖에 놀러나갔을 때라던가;; 하여튼 꼭 뭔가 타이밍이 안 맞습니다. (참고로 왕의 모습은 발에서 흉부까지

 

만 찍힙니다. 혹시 이 분 최양락이었나요?;;)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드디어 적절한 타이밍에 전하가 그녀의 방에 드셨는데, 처음으로 이 날 임금의 얼굴이 카메라 앵글에 제대로 잡힙니다. 그러나 윤희빈은 자기 나인들

 

을 몰래 뒤로 불러서 조용히 묻길, '저 분 정말 상감마마 맞아? 난 상감마마를 뵌 지 하도 오래 되서 모르겠어.'라고 묻는데, 나인들도 항상 그녀와 함께 있으니 당연히

 

모르죠ㅠㅠ

 

 결국 오랫만에 전하와 술상을 펼쳐놓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전하: 이리 가까이 좀 와봐.

 

윤희빈: 어머, 전하^///^;; 불은 좀 꺼주시옵소서...(부끄~)*^////^*

 

전하: 아 글쎄 가까이 좀 오라니까~

 

결국 못 이기는 척 전하의 품에 슬쩍 안기려는데, 갑자기 방안에 병사들이 들이닥칩니다;;; 놀라서 어쩔 줄 모르는 윤희빈 앞에서 병사들이 전하를 묶더니 "희빈마마, 이 놈

 

은 주상전하의 관과 옷을 훔쳐입고 전하의 행세를 하고 다니는 나쁜 놈입니다! 심려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는 그 가짜 전하를 끌고 사라져버립니다. 그들이 사

 

라지고 난 뒤 윤희빈이 혼자서 씩씩대면서 "에이씨......쫌만 나중에 오지!!ㅠㅠ"

 

참고로 여기서 윤희빈 역을 맡았던 분(성을 모르겠네요. 이름이 윤희인 건 아는데 성을 몰라요 ㅠ.ㅠ)은 다른 코너 '간큰여자'에서 맨날 남편 남희석을 두들겨패는 아내로

 

도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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