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31 06:56
주말에 좀 먼 친척 결혼식이 있습니다. 저는 만나본 적도 없고 안 가도 큰 문제 없는 촌수지만, 아버지는 꼭 가셔야 하지요.
강원도 모 시에서 결혼식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냥 아버지가 기차 타시거나 고속버스 타고 거기까지 가셨으면 했는데
아버지는 같이 가는 아버지 형제분의 차를 타시고 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집은 차가 없습니다)
근데 이것도 좀 문제인게... 그 아버지 형제, 즉 작은 아버지의 집이 여기서 꽤 멉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집에서 출발해서 작은아버지네 집에 들렸다가, 거기서 강원도로 가야 하는건데
거리상으로 따지면 여기서 바로 기차 타고 가는것보다 그렇게 돌아 가는게 더 오래걸립니다.
그래서 굳이 작은 아버지네 집에 가시지 말고 그냥 따로 기차 타고 가시는게 더 좋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는데
아이고... 말도 마십시요. 이건 뭐 버럭 수준이 아니라, 이러다 거의 쓰러지시는 것 아닌가 할 정도까지
저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정말 심하게 화를 내시더군요. 얼굴은 시뻘개지시고.
저는 그날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듣고 (아이고, 그 욕 내용들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따로 가면 형제간의 우애가 상해버린다는 겁니다.
제 생각에는 그렇게 우애 상할 일도 아니고, 이게 더 합리적인데....
왜 그렇게 화를 내시는건지.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아버지 고집을 누가 꺾겠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작은아버지께서 급한 일이 생겨서 그날 친척 결혼식 가지 못하신다고...
결국 아버지 역시 기차 타고 강원도 가셔야 한다고.
제 결정, 그냥 그 일에 대해서 그냥 모르는척 하기로 했습니다.
당일 아침에 "작은아버지네 길 머니까 조심해서 가세요" 라고 말씀드리려고요. 흐흐.
2011.03.31 07:25
2011.03.31 10:08
2011.03.31 10:20
2011.03.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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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어른들은 완고해지시고.. 저도 나이먹을수록 고집이 느는걸 느껴요. 참을성도 없어지고
방금 화나는 일에 한시간 동안 글을 썼다지웠다썼다지웠다 하다가 그냥 말자.. 하고 삭였어요.
누구랑 싸우는게 싫은데 왜자꾸 화가 나고 해결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지..
어차피 말이 안통할 사람은 안통할텐데 말이에요.
누군가를 미워하면 본인만 괴롭다는거 알겠는데 그게 잘 안다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