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연애, 그리고 개

2011.04.18 14:25

늦달 조회 수:2626

1. 저는 여친과 10년이 넘게 사귀었는데, 제가 근본적으로는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근원적 토대가

기독교라는 종교인지라 날라리처럼 보여도 전 바탕은 기독교 신자입니다. 

그래서 여친과 사귀면서 한 8,9년 정도는 혼자서 성당에 나갔습니다. 

작년부터 결혼할 때가 되니까 그런지 여친도 성당에 같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미사 드리고 난 후의 그 맑은 느낌이 좋다고 하면서 거의 매번 저와 같이 미사를 드립니다.

아무리 크게 싸워도 미사는 여친이 같이 드립니다.

제가 미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단계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느 시간이 걸린 것을 생각해 보면

사람이 변하는 것이 어려운 것만큼

사람이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간 제가 여친과 사귀면서 겪었던 심적인 갈등과 어려움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바꿔 말해서 여친이 겪었을 심적인 고통 또한 결코 작지 않았을 겁니다. 


종교가 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은

그것을 수용할 의지가 없다면 문제가 커져만 갑니다.


저같은 경우에 첫사랑과 기독교 동아리에서 이별을 강요하는 바람에

헤어졌습니다.

저와 달리 첫사랑은 그것을 결국에 받아들이더군요.

이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성에 대한 사랑을 모르고 

어떻게 신에 대한 아카페 적인 사랑을 느끼겠다는 것인지,

참 웃기는 망상을 가진 집단이었는데, 아무튼 그때는 참 절박했습니다. 


그 절박함 만큼이 종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첫사랑을 두고 심각하게 갈등할 만큼 종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 그래서 종교가 다르면 만나지 말 것을 충고하는 편이고,

끝까지 참을 자신이 있다면 만나라고 말은 하는데, 그 말을 믿기가 좀 어렵더라고요.



2. 주변 사람들은 제가 대단한 애견가인 줄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모질지 못한 편이라 그냥 키우는 것인데,

남들은 좀 다르게 보는 편이죠.


아래 푸들은 집앞에서 발견해서 데려온 유기견입니다.

비오는 날 불쌍해서 사료나 좀 줄까 하다가

다리를 절길래, 비도 피할 겸 하루 창고에 재워줘야지 데려왔다가

천둥이 치길래, 불쌍해서 방안에 들여놓았다가

하도 더러워서 털을 다 밀고 목욕을 시켜줬다가,

밤 새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끙끙거리며 고민하다가,

결국에 보호소로 못 보내고 떠맡아 키우게 되었습니다.

아픈 개라면 경기가 다 일어날 지경이지만,

다리저를 개를 외면 할 수 없어 병원에 데려갔더니

양쪽 다리가 다 부러졌고,

한쪽은 심하게 부러져,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한쪽 발이 부자연스러워요.

그래도 잘 컸고, 푸들이라 말도 잘 듣고 얌전합니다.

3대 지랄견중 하나인 코카를 키우는 사람인지라 

푸들은 양반중에도 정승감이죠.


참... 전에 올린 새끼 길고양이는 이제 어른이 다 되었습니다.

제가 키운 것 같아 약간 뿌듯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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