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기분

2010.06.23 02:42

GREY 조회 수:2061

어제 북한 응원하러 봉은사에 갔었죠.  눈 짐작으로 1000명 정도 되어 보이고,  스크린도 생각보다 크고

여러 신문사, 방송국에서도 많이 와서 분위기는 꽤 달아올랐습니다.  제 주위에 있던 분들은 북한이 공을 잡을 때마다

일일이 추임새를 넣으시더군요. 그런데 정작 저는 담담하고 심심한 기분이었어요.  오히려 점점 포르투갈의 플레이에

동조하게 되었죠. 단조로운 북한 플레이 보단 자유자재로 변화하며 북한 진영을 공략하는 포르투갈이 재밌더라고요.

포르투갈이 넣은 7골은 이번 대회에서 예외적으로 오심 여지 없이 다 깨끗하고 멋진 골이었죠.

포르투갈이 골을 넣을 때 나오는 주변의 장탄식과 달리 저는 환호를 속으로 삼키며 주먹을 쥐었죠.

 

오늘도 별로 긴장되거나 흥분되는 거 없이 담담해서 좋군요, 차두리가 안 나왔으면 아마 안 보고 잘 거에요.

차두리는 2002년부터 국대에서 묘하게 경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었죠.

모두가 긴장하고 굳은 가운데 경기를 즐기는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면서 저도 경기를 즐기는 걸 배우기

시작한 것 같아요.  단 한일전만은 야구건 축구건 승패가 중요합니다.  담담하게 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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