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의 제왕

2010.06.24 01:20

01410 조회 수:3901




그러니까, 방송 모니터링 목록.

97% 정도는 제가 녹취한 것... 인데. 498개니까 거진 500개네요.
(중간에 2008년도 것은 하드가 하나 뻑나서 손망실 처리. 촛불집회때 정말 열심히 정리했었는데. 쩝.)


- 아래쪽은 월드컵 중계 리뷰하면서 녹취, 정리한 파일들.

본 경기 내용을 담은 파일들은 인터넷에 막 돌아다니니 구하기도 쉽지만...
아나운싱이나 방송 구성, 연출 등을 담은 앞뒤의 프리뷰/리뷰 부분같은 건
대개 잘려 있기 마련이더군요. 그래서 일일이 전부 다 녹화해서 정리한 것들입니다.
파일 리스트 캡쳐해놓고 나니까 뭔가 잉여스러운 뿌듯함(?)이 몰려오네요.

이 데이터가 쓸모 있을 것 같던 모 회사의 공개채용 발표가 난 이후니까,

이제 죽은 자식 잠지 만지기(?)가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뭐, 월드컵 끝날 때까지 계속 모니터링해야겠습니다.
칼을 빼들었으면 애호박이라도 썰고, 된장찌개는 끓일 수 있겠죠 뭐.

사실 이제는 이러한 행동들이 이 분야와 과연 관련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은 듭니다.
뭔가 노력대 성능비가 심각하게 안 맞는달까.... ;;

집안의 뜻을 받들어 급제를 통한 입신양명의 미래에 도전을 해 왔지만
학부 시절부터 다들 "넌 그냥 니 전공보다 이쪽 방면이 적성에 맞겠다" 라고 얘기를 해 주었기에,
꿈의 스위치를 완전히 끄지 않고 마음 한켠으로 희망을 품으며 예전부터 계속 해 오던 생활.
그런데 이 준비가 과연 그 준비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아카데미를 갔었어야 했나.

여튼 참, 정리해 놓고 보니 시원섭섭하긴 합니다. 참 잉여로운 뿌듯함.


학부시절 내도록 전 대체 뭘 한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논 것 같지는 않은데. 해외여행 한 번 기억 없이 알바를 하고 학원비에 때려 붓고.

엊그제 오랫만에 동창을 만났는데, 늘 처박혀서 게임만 하던 놈은 국내 최대의 게임회사에 들어가서 연봉을 초봉에 삼천 오백씩이나 받는다고 하고.

스펙이니 노력이니 그딴 거 필요없이 그냥 결과면 장땡이다 싶고... 어느 새 돌아보니 나이는 꽉 차버렸고 주변에 좋은 사람 하나 없이 오로지 혼자 있습니다.

아무래도 정말 인생 헛산 듯. 내년에는 이 곳 생활도 접고 낙향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지옥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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