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알베르토님의 글에 덧붙입니다. 몇몇분들이 "내 가족이 xx하는게 싫으면 xx를 모조리 불법화하자는 이야기냐?"라는 지적을 하십니다. 그러나, 이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가족에 대한 논리와 질문을 부정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 정도가 아니라 무언가를 합법화한다해도 사회적 인식이 그닥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은 니편 내편 선을 그었다는 이야기니까요. 사회에서 어떤 계층이나 집단의 권익이 신장되는건 결국 사람들이 그 집단의 동기나 목적, 취지를 공감*이해하고 어느정도 자기화할때 신장됩니다. 1%의 자기화도 되지 않는다면 누구도 그들의 권익을 위해 발벗고 진심으로 나서지 않을것입니다. 가족의 논리에는 그런 복잡한 사회적 인식이 숨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사용한 '이기심'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여 가족의 논리를 이성이 결여된 본능으로 취급하지만, 만일 가족의 논리가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어떤 발전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이성애자임에도 동성애자의 권익을 신장하자는 사람들의 논리중 하나는 자신들의 정체성인 '이성애'가 차별받지 않는데 동성애가 차별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에는 자신이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만일 자신이 동성애자라면(혹은 가족이 동성애자라면) 어떨까라는 전제가 숨어있습니다. 억지라고요? 난 동성애의 권익을 신장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내 가족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요? 그래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정체성이나 동성애자다, 아니다따위의 사실관계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우리를 그런 상황으로 던져보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요.

 

얼마전 종영된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자 커플은 어떻습니까. 그들의 모습만 비춰주던가요? 아뇨. 그들의 가족이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그들의 사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들이 가족속에 어떻게 자리잡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드라마가 그 주제를 다룸에 있어 찬사를 받은 것은 커플의 모습만을 알콩달콩 재미나게 보여준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실제적으로 가장 큰 장벽으로 부딫힐 가족속에 그들이 어떻게 융화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네. 이 드라마에는 많은 분들이 비난해마지않는 가족의 논리; "네 가족이 동성애자라면 어때?"라는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많은분들이 애써 부정하시고, 논리도 아니라는 가족의 논리덕분에 우린 동성애자의 권익이 신장되어야만 한다라는 이상과 더불어 현실적으로 부딫히는 문제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드라마속 가족은 기꺼이 그 현실;자신들의 가족 구성원의 사랑을 받아들였습니다.

 

인종차별은 어떻습니까? 백인들 중 흑인의 권익신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 중 "내 가족이 흑인이 될 일은 없지만"식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있습니까? 백인들 중 관련주제를 논쟁하며 "당신 가족이 흑인이라면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을 들었다고 주둥아리에 주먹을 넣어준다는 zidan님과 같은 천박한 표현을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흑인의 권익신장을 입으로 떠들고 온갖 논리적인 수사를 붙이는 와중에 "내 가족이 흑인이라는걸 상상하라니, 무례하다!" 같은 이야길 하고 있다면, 그는 자신이 이중적인데다가 멍청하기까지한 백인 우월주의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난 흑인이싫어, 내 가족이 흑인이 되는건 생각할수조차 없지...이 말에는 이미  '흑인은 나쁜것'이라는 가치판단이 숨어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주제를 떠나 우리가 이미 그것에 '금기'를 부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금기'는 결국 대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해선 말조차도 못꺼내는 것이라는 당사자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떤 인식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그 인식의 집합은 하나의 거대한 힘을 형성한다는 것을 전 앞에서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가치들과는 전혀 별개로, 그 힘이 긍정적인 방향이라면 무척 좋겠지만 반대일 경우라면 좋지 않겠죠.      

 

제가 꺼낸 은행금리에 대한 서민가계의 반응에 대한 비유에, bankertrust님은 단순한 가족 논리가 사회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이야길 했습니다. 그런데 전 이미 그에 앞서 결국 사회적 합의란 가족의 논리간 충돌에서 이어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세간티니님이 붙여주시고 비아냥거려주신 위 광고처럼 내 가족의 동성애를 생각하는 구성원;내 가족의 동성애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구성원과 내 가족의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구성원간의 충돌 말입니다. 이경우, 우린 동성애에 이미 가치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고치거나 교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사랑이나 삶을 부정하는 일이라는 가치판단입니다. 그렇기에 우린 "내 가족 구성원의 동성애를 받아들 일 수 없다"라는 주장에 비아냥을 날릴 수 있는 것입니다.  즉, 과연 내 가족 논리와 충돌을 하는 당신의 내 가족 논리가 만에 하나 동성애자일지도 모르는 당신 가족 구성원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 라고 말입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가족의 논리는 스페셜 필살기이자 유일무이한 근거가 아닙니다. 그냥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좋은 도구죠.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B%A9%94%ED%94%BC&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2312773

 

바로 앞에 제가 쓴 글에서 로이배티님이 정확한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그정도는 이미 전제로 깔고 있는것입니다". 당연히 그게 순서입니다.  그것을 받아들인 다음 당사자들의 권익 신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즉, 그런 현실을 인정한 다음 그 현실;남들의 일만이 아닌 자신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현상이나 행위의 권익신장을 위해 내가 무엇인가를 지지한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그런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단순하다. 감정적이다. 최악의 방식이다, 멍청한 주장이다. 아. 하나 더 추가. '주둥아리에 주먹을 넣을 소리다'. 표현은 다르지만 무척 일관된 현상입니다. 외면이죠.

 

로이배트님 말씀처럼 이미 전제로 깔고 있는 것이라면, '가족의 논리'라는 전제를 한번 더 재차 확인하는 차원에 지나지 않는 이 물음은 왜 단순하고 감정적이며 멍청하고 주둥아리에 주먹을 넣을 소리라는 평가를 받아야 할까요? 로이배티님이 당연하다고 말씀하시는 걸 전제로 깔고 있지 않은 분이 많은것 같습니다. 제가 지겹도록, 지치도록 가족소리를 하는 이유이기도합니다.

 

인종차별, 동성매, 낮은 대우를 받는 직업(환경미화원이나 건설현장 노동자, 식당 아줌마), 사형제 같은 이야길 들고 나오시며 무슨 결정적인 반박이라도 하시는 듯 의기양양해하시는게 너무 웃기더군요. 평소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던 분들마저도 그렇게 의기양양해하시는걸 보면 제 생각이 틀린 것 같습니다(물론, 원래 그러려니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가족의 논리를 공격한답시고 동성애허용법반대연합을 끌고 오신 논리에는 실소를 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무슨짓을 했는지 아시나요? 작성글보기 클릭을 눌러서 같은 사람이 맞나, 닉네임이 같은 전혀 다른 사람인가?라는 확인까지 했을정도입니다. 동성애허용법반대연합의 구성원이 어떤 구성원인가요? 그 사람들이야말로 "당신 가족의 동성애를 받아 들일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부정하고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사람들 아닌가요?

 

결국 논리적인 글이란 평가엔 절대적 의미와 상대적 의미가 공존한다는걸 다시한번 확인합니다. 무슨 내용이 되었건 내가 동의하거나 그 지지여부와는 상관없이 글이 쿨하다고 생각하면 논리적이고, 아니면 비논리적이라는 그 현상 말입니다. 저도 가끔 그런 구조에 함몰되긴 합니다. 더 재미있는건 매번 동일한 대답을 함에도 똑같은 질문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생각구조가 결국은 거기서 거기라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본인들은 흑인이 차별대우 받아야만하고 동성애가 반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환경미화원이나 식당아줌마가 천박하고 더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신다는건지.

 

아침에 세간티니님께선 등록금 반값공약 얘길하시며 한나라당을 간사하고 치사한 당이라고 비난하셨습니다. 전 세간티니님의 주장의 근본적인 요인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다만, 제가 저 의견;한나라당의 작태를 비난하는 견해에 동의하는 이유는 제가 비싼 등록금을 냈던 대학생이었고, 만일 제 가족;자식이 만일 대학에 간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야하는 상황을 가정하기때문입니다. 여기엔 단지 '내 가족이 비싼등록금 내는거 싫다'라는 표면적 사실만있지 않습니다. 20대 젊은이들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해야하고, 그것이 빚이되고, 계급화를 고착시킨다는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이 숨어있습니다. 물론 이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도 결국은 내 가족 논리로 설명될 수 있지만. 어쨌든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들과 내 가족이 비싼 등록금을 내는건 싫다!라는 주장은 상충하는 주장이 아닙니다. 물론 누군가는 비싼 등록금을 받는 학교측 사정도 들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하겠지만 말입니다. :--[

 

즉, 이 룰은 이런 얘기를 하는 메피스토 저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제가 16년간의 교육을 받으며 배운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도구중 하나는 자기화였습니다. 책상머리에서만 이해하거나 교과서에서 나온 논리만 적용시키는 것이 가진 위험성을 대부분의 선생과 교수들이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특정주제에 한하여, 그 방법론은 철저하게 부정되는군요. 상대와 자신의 입장을 바꿔본다는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는 어떻습니까. 아, 그건 맨투맨이니 가족의 논리와는 거리가 먼 얘기인가요? 이 게시판에서 어떤 주제로든 논쟁을 하고 있는데 누군가 메피스토 당신 가족에게도 그럴 수 있느냐?라고 묻는다면, 전 당연히 그럴 수 있다, 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않다면 당연히 제 이중성을 지적하실테고, 그건 논리적으로 충분히 합당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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