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일 먼저 말하는게 낫겠지요?

일요일에 애기들 낮잠 재워놓고 있는데, 시댁에서 갑자기 저를 콜해서 슝~ 갔습니다. 자는 애들 놓고 와도 될만큼 코앞에 있는 거리;

갑자기 현금다발 3천만원을 주시며, 가져가랍니다;

지금 시어머님이 암투병으로 아프신데, 고이고이 묵혀논 목돈을 자식들에게 분배한다며 주신겁니다..

앞으로 병원비만 남겨두시고 자식들을 주시려나봐요 이거 있어봤자 뭐하냐며 ㅠㅠ

신랑도 없는 상태에서 어안이 벙벙했어요..  솔직히 어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바로 어떻게 되시는거도 아닌데 왜이러시냐고  그랬더니, 애들 깨기전에 얼릉 가지고 집에 가라고 채근하고 등을 막 떠미셨습니다

결국 받은 셈이 되었지요..  수중에 약간 마이너스쓴게 있어 항상맘속에 부채의식이 있었기에, 사실 제 속마음은 좋았을겁니다. 얼떨결을 가장했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

신랑한테도 말했더니, 벌써 혼자 자금플랜을 짭니다.  얼마는 마이너스갚고, 얼마는 애들통장에 넣고 어쩌구저쩌구..

저는 우선은 그 돈은 안건드리고 보관개념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정작 친아들인 신랑이 이렇게 나오더군요.

자기말고 형누나들도 받기때문에 그런가봅니다..

뭐가 맞는걸까요.

 

 괴로운일은..  제입으로 말하기 부끄러워요.  말하자면 말도 길어지겠군요 ㅠㅠ

언젠가부터 신랑에 대한 화풀이를 아이들에게 하고 있더군요.

신랑이 다니는 직장동료들이 좀 시간여유만 있으면 그렇게 뭉쳐서 술을 먹나봅니다.  이거땜에 여러번 싸웠어요

저는 회사끝나면 워킹맘분들이 그러하시듯 거의 '기계적'으로 바로 집에 옵니다.  애들 생각에 마음이 벌써 바쁘죠.

근데 신랑은 일때문에 늦게 끝나든지,  일이 일찍끝나면 차를 집에 주차해놓고 나가서 술을 먹고와서 오히려 야근할때보다 늦게 옵니다.

차라리 일때문에 늦게오는건 이해할수 있겠는데,  나는 회사다녀와서 저녁밥 한술못먹고 애들 챙기느랴 정신없고 짜증폭발인데 누구는 일다 끝내고서도 띵까띵까 술먹고논다고 생각하니 막 부글부글 끊습디다.

어쩌다 한번 있는 회식이면 이해하는데,  일주일에 두번 많게는 서너번까지도 이러더군요. 갖가지 구실을 다붙여가면서요

전화하면 이제 갈거다 그래놓고 안와서 전화하면 형들이 붙잡아서 아직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런식으로 새벽2시까지 안들어오고, 심지어 최악인 건 동료네 집에서 외박까지 했습니다.

문자,전화한번 없이. .나중에 한다는 소리가 연락하면 내가 깰까봐 그랬다는 개드립을..  (이일은 지금 생각해도 다시 치밀어오릅니다)

반년은 백수로 있었어도 싫은소리 안하고 착하게 있었는데, 이런일들로 6월 한달에만 받은 스트레스에 남편하게 퍼부은게 몇년치는 될거같습니다.

늦어도 새벽2시정도에는 들어왔었는데, 그 무단 외박사건 이후에는 술먹고온다고 하는 순간부터 제가 날이 서있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어제가 일요일이였죠..  바쁠때는 일요일도 일해야한다며 출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애들데리고 교회다녀오니 신랑 차가 떡하니 있더군요.

전화했더니 불과 낮1시인 그 시간에 또 그 일당들과 술을 먹으러 나간 겁니다. 

그냥 자기가먹고싶으면 기분따라 먹는구나 하는 생각에, 나랑 애들은 정말 안중에도 없다는 생각에 또 화가 치밀더군요.

생각이있으면, 제 눈치라도 보는 시늉이라도 해야될텐데 정말 거리낌이 없어요.. 신랑은.

그래, 아직 시간이 이르니까 들어오는거도 일찍 들어오겠지 하고 참았어요..

근데 저녁때가 되어도 안오고, 저도 저녁하랴 애들먹이랴 정신도 없고 짜증이 너무 나서 신랑한테 전화로 막 쏘아붙였어요. 애들땜에 힘들어죽겟다!고 그리고 끊음.

 

제 히스테리칼한 기운을 느꼈는지, 저녁6시에 택시타고 바로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같이 마시는 형들 와이프는 아무도 머라고 안하는데, 너혼자 오버라고 그럽디다.

그리고 사람들옆에서 그런전화받으면 쪽팔리라고 하지말랩니다

(아마 그 일당들은 저를 거의 반은 미친 * 취급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차라리 그렇게 생각해주는게 저도 좋을 거같아요. 맘놓고 미친 * 짓 하게..

그리고 집에 와서 5분도 안있다가 자기가 차열쇠를 모르고 술먹던곳에 놓고 왔댑니다.  그래서 다시 갔다 오겠대요. 열쇠만 갖고 바로 오겠다더니,  또 오질 않더군요.

이미 한번 지른게 있어서 저도 참았습니다.  근데 그 참는동안 애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더군요.

엄마, 아빠 왜 또 안와요 첫애가 물어보는데 저도 모르게 너네 아빠 얘기 꺼내지도마 하면서 소리지르고

아직 말도 못하는 둘째가 징징거리는데 너는 왜 자꾸 울어 하고 소리지르고 때리지는 않앗어도 애들한테 나가는 말마다 다 고성이였어요 ㅠㅠ 

그리고 둘째 아가는 공갈젖꼭지가 있어야 잠이 드는데, 그게 없어서 잠을 못자고 너무 보채서 저도 못참고 신랑한테 밤10시에 전화했어요. 

이미 한번 지른게 있으니 최대한 차분하게..

아까 바로 안온거 머라고 안할테니까, , 지금바로 마트에 가서 젖꼭지좀 사가지고 택시타고 오라고 했어요.  (신랑 술먹는데 근처에 마트가 있어요)

애기 젖꼭지가 없어서 못자고 한시간채 보채고  있으니까 빨리 가야한다고요.

그럼 10시반안에는 올수 있을텐데, 11시가 되어도 안오고 애기는 계속 울고..

11시좀 넘어서 전화가 옵니다. 얘기아직도 안자냐고 물어봐요. 아직 출발도 안했다는 소리죠.  술먹을거 다먹고 사오려는 심산이였나봐요.

정말 미치겠더군요.  또 폭발했어요.  아직도 안자고 몇시간채 보채고 있으니까 바로 사오라고 막 소리지르고 끊어버렸어요

좀이따 마트에서 또 전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세번이나 합니다. 멀로 사면되냐 몇개를 사면되냐 나는 홧병이 나서 미칠거같은데, 본인은 너무 아무렇지않아요.

형들하고 라면하나먹고 오느라 그랬답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여전히 애들은 징징대요.  어린이집가려면 일찍재워야 하는데 벌써 11시가 훌쩍넘은 시간이고 잘생각을 안해요.

저도 애들하고 같이 울어버렸어요.. 이 화를 어떻게 억눌러야 할지 몰라서 그냥 대성통곡해버렸어요.  애들앞에서 보일모습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고있었어요..ㅠㅠ

그리고 좀이따 신랑이 사들고 왔어요.. 웃으면서 이녀석들 너네 왜 아직도 안자 하면서 혀꼬인 소리로.

큰애가 나 아빠 미워, 엄마하고 잘거야 그러더군요.  그런데 저는 어제 그 큰애조차도 미웠나봐요.

이제 너네한테 시달리기 싫어! 네 아빠하고 자! 하고 큰애한테 소리질러버렸어요 ㅠㅠ

그리고 큰애는 막 울면서 뛰쳐나가고..  

전 신랑한테 그랬어요, 봤지? 오빠가 이러면 나도 애들한테 이렇게 될수밖에 없다고 막 소리질렀어요.

 

 신랑때문에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는 걸 정당화하고 있나봐요. 

진짜 저도 제가 무섭고, 나중엔 더한행동까지 하게될까봐 겁이 납니다.  정말 어제 제가 소리지를때는 동화속 못된 계모 못지않았으리라 생각해요.

나쁜 엄마라는 자책감에 너무 괴로워요..

 

웃긴건, 위에 기쁜일과 이 괴로운일이 같은 날 있었던 일이에요.. 그런데 그냥 별개의 일로만 느껴지고 서로 상쇄되지는 않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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