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전에 학과 답사 및 학과 행사에 대한 참여가 저조하자 이런 제안이 나온 적이 있었다.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학과 추천 기숙사 배정권이나 장학금 수여에 불이익을 주죠." ......라고...(....) 이런 개드립이 의외로 호응이 좋아서, 


당시 졸자와 몇몇 선배만이 이런 개드립에 반대하느라고 진땀을 뺐었는데. 의외로 교수님이 간단한 한마디로 정리를 


해줘버리셨다. "자네들은 불이익으로 협박해서 '징집'하는 것을 '참여'라 부르나?" 이 한마디로 분위기는 반전이 되었고. 


덕분에 학과 답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자는 개드립은 쏙 들어가게 되었다. (대신에, 별도의 수업을 개설하고 


그 수업 자체를 답사과목 & 절대평가 과목으로 하여 일종의 가산점으로 운영하자는 수정안(?)이 대안으로 채택되었고. 


이건 호응이 좋았다.) 근데 이번에 홍대노조 관련 취직 운운 논란을 보면, 이런 발상을 결국 기업단위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 



2. 사실 기업들이 사태 해결까지 홍대 학생들을 뽑지 않겠다는 것이 정의감과 도덕감의 처신이라 


생각하신다면. 그건 좀 아닌 듯. 따지고 본다면, 인력을 뽑지 않겠다 운운하는건 애시당초 기업들의 입맛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였고, 다른 대체인력과 인재를 구하면 되는 문제이지 기업이 결코 '기회'나 '비용'을 손해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자신이 홍대 재단측의 행동에 반대하는만큼 다른 문제를 주목하자면, 오히려 이런 문제에서는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지원이, 무엇보다도 '쩐'이 필요하다. 홍대가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 아주머니들을 위한 변호사 선임 비용이라도 


모금을 하던지,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더운 날씨에 생수 하나라도 사줄 돈이라던지, 홍보나 이벤트 등등을 위한 비용 등등. 


이게 다 돈이다. 그리고 정작 기업 혹은 사장님들이 이런 분야에 대해서 '쩐' 한푼 안주면서, 겨우 인재 채용 하나로 있는 


도덕심을 생색낸다면 우스울 따름이다. 뭐 자기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 인지상정이니, 그렇다면 차라리 


홍대 재단측에 대한 기부금 거부 운동을 벌이거나, 사태 해결때까지 홍대 재단과 거래하지 않겠다.는 선언 등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건 없다. 이런걸 보면 딱 견적이 나오지 않나? 저 기업들은 돈 한푼 안들이고, 그나마 홍대와의 


거래중단이라는 기회비용의 상실조차도 고려하지 않은 채, 철저하게 손해가 적은(혹은 없는) 영역에서만 '도덕적인 생색내기'


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작 문제의 핵심인 재단측에 대항하거나 혹은 견제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말이지. 


사장님들. 어차피 잘 뽑지도 않던 인사임용으로 생색내시느니, 쩐 좀 팍팍 풀어서 아주머니들 소송비용이라도 만들어드립시다. 


안되나요? 네? 



3. 어느 분들께서 기업들의 발상에 대해서 한마디로 평하기를, " '개념차고 발랄한' 20대를 강요하는 건 기업이나 


386 꼰대새끼들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말씀을, "선배가 후배에게 할 수 있는 협박이라는게 너 내 말대로 안하면 취직 못한다라니. 


너님들 참 재미없는 꼰대네요."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을 보고서 한참 웃으며 동의했다. 딱 봐도 이건 전형적인 '개념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꼰대들의 행동 아닌가. 정작 투쟁과 견제를 위해 필요한 어느 쪽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후배들에게는 


개념을 강요하며, 그러면서 자신은 돈 한푼 안들이고 '개념인'이 되고 싶어하는, '중산층 스노비즘'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스노비즘이 별거인가? 최소한의 비용지출조차도 벌벌떨면서 '뭔가' 있어보이려는 속물들의 행동을 이름이니. 그리고 이 문제 


자체가 '개념있는 인재'를 강요하는 기업들 특유의 문화가 사실상 다른 버전으로 어레인지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어느 


사장님은 홍대 학생들을 향해서 "자신들이 발디딘 작은 사회부터 바꾸라"고 '뼈아픈 조언'을 하셨다는데, 그 사장님께선 부디 


회계장부 잘 기록하시고, 내부감사제도를 철저하게 시행하며, 직원들에게 규정 상의 노동시간을 준수하며, 회식과 야근을 강요하지 


않고, 최저임금과 휴가보장을 준수하여 주심으로서, 자신이 발딛고 있는 사회부터 '작은 변화'에 앞장서 주시기를 앙망하는 바이다.


 


4. 더 웃기는 것은 이것을 잘했다고 박수쳐주는 우리 한겨레 기자들의 행동인데, 사실 이것을 박수쳐주는 것 까지는 그렇다 쳐도 더 


웃기는 멘트는 "너무 심했나 봅니다. 역시 소수자 문제에 관심가지는 학생들은 예외로 해야할 거 같습니다."라는 멘트였다. 문제는 


그게 아니거든? 여전히 학교 재단의 문제에 학생들이 사회적 불이익을 감당해야 한다는 연좌제적 발상은 그대로인 가운데, 그 사고 


자체에는 여전히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다수의 학생들은 구원받을 자격이 없다.'는 그 운동권 특유의 선민주의의 


반영까지 드러난다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 선배들이 화염병 들고 각목으로 시가전을 벌이며 정말로 '죽어나갈' 때, 그분들은 '참여하는 


이들만 구원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면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싸워나가신 것이었나? 오히려 참여하지 못하는 자신의 가족들, 벗들, 


지인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투쟁하고 싸워나갔던 것 아니었나? 그리고 그런 싸움을 지켜보면서 연대의 외연이 


확장되었던 것 아니었나? 정작 선배들의 '큰 뜻'조차도 계승하지 못한 채, 자신들이 꼰대노릇하며 '개념있는 애들은 구제되어야 한다,'는 


식의 '수정논리'로 발전한 것이 더욱 역겨울 따름이다. 그래 좋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관심가지는 사람'들은 어떻게 가려내렵니까? 


시위에 참여해서 경찰의 망원렌즈 촬영에 얼굴인증한 사람들? 아니면 학생회에서 발급해주는 증명서? 아니면 좀더 화끈하게 가두시위 


해서 부상당한 후 받아온 전치 몇주 진단서? 뭘로 관심가지는 사람들을 '가려낼'수 있을까.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했다. 그리고 모 기자의 발언은 딱 그짝이다. 



5. 홍대 관련 얘기를 오프라인에서 주변에 했더니, 그렇게 해서라도 참여를 이끌어 


내야하는게 '현실'이며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는 이도 몇몇 있더라.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신들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현실은 그게 아니라 당장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갈 폭풍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 그리고 그 목전에서 기업들이 생색만 내면서 


돈 한푼 안내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진짜 현실적'인게 도대체 뭐냐. 차라리 난 이글을 빌어서라도 아주머니들을 위한 소송비용 


모금단이라도 결성해보련다. 제가 하려면 돈 떼어먹으려고그런다 소리 할까봐, 누구 앞장서시면 참여할랍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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