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들이랑 언니/동생들이랑 다 같이 가자고 제가 거의 처음 제안하다시피 했는데 

정작 저는 서울 카페에서 문서작업 알바를 하고 있고

제 친구들은 어제 오후만 해도 버스 타고 가는 길이라며 몇 분 간격으로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더니 그 뒤로 아무 사진도 글도 안 올라오네요

트위터 타임라인도 너무 무섭고

뉴스를 찾아보니 최루액이 피부에 닿기만 해도 화상 수준으로 아프다는데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하고 슬퍼요

평소에 집회에 열심히 나간다고 나갔는데 그래봤자 등록금집회 수준이었거든요

이렇게 말만 들어도 무서운 진압은 처음이어서요


제가 게으름피우지 않고 알바를 빨리 끝냈으면 같이 갔을텐데

이렇게 서울에서 시원한 카페에 앉아 글 교정이나 보는 일인데 이것 하나 빨리 못 끝내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싫어요

어제 너무 미안하고 부끄러워서 페북 댓글도 하나 못 달다가 마음먹고 응원 문자를 몇 통 보냈었는데

마음이나마 열심히 응원하겠다니까 '괜찮아 그럼 된거지ㅎㅎ'라는 답변이 왔었는데

마음이 다 무슨 소용이 있나요

어제만 해도 '감정에 매몰되지 말고 내 할 일을 빨리 끝내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차라리 트위터도 인터넷 기사도 보지 말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건 아닌거 같아요

희망버스 사람들은 저렇게 괴로운 상황에서 힘들게 투쟁하고 있는데 그걸 저는 제가 보기 싫으면 안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거잖아요

말로 잘 표현은 못 하겠는데, 저 사람들은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제가 알지 않는 걸 선택하는 게 나쁜 거 같아요


다른 학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엔 어떻게 나오고 있냐고 물어보니 TV 뉴스엔 비 얘기만 주구장창 나온다네요

'서울에 비가 오는게 뭐가 그리 중요하지'라고 친구가 말하네요


빨리 일을 끝내야 하는데

너무 슬퍼서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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