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동네에 한식 뷔페가 생겼어요. 한달 정도 되었나 그럴 겁니다.

여기가 정말 너무... 음식이 맛있어요. 일인분에 6천원인데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반찬들이 훌륭해요. 이렇게 맛있는 한식은 처음

먹어 봅니다.

그런데 이 사장님, 장인정신은 투철하신데 영업쪽으로는 발달하지

못하신 듯...

저녁을 먹고 있는데 한 손님이 가게로 들어왔어요. 뷔페가 뭐뭐로

구성되어 있는지 보고 싶다고 그랬죠.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

 

"먹지 않으려면 들어오지 마세요. 하루에서 대여섯번씩 그런 사람 들어오는데

제가 아주 기분 나쁩니다. 한번 휙 둘러보고 먹지도 않고 그냥 가요. 얼마나

기분 나쁜지 아세요? 밖에다 메뉴 써놨잖아요. 안 먹으려면 그냥 나가세요."

 

순간, 어이가 없어지면서 음식의 맛들이 34.5%정도 뚝 떨어지는 기분이었어요.

아줌마는 그러시냐고 하면서 황망히 나갔어요. 장담컨데 두번 다시 안오겠죠.

그렇게 쏴대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밖에 메뉴가 있으니 보고 들어오시라,

들어오셔서 보고만 가시는 건 저희가 곤란하다, 이해해 달라. 그러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좋잖아요. 사실 그 놈의 메뉴판이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도

않아요.

 아, 사장님 성격 참 꼬장꼬장하고, 분위기가 어째 잘나가는 대기업 중견간부 하다

명퇴하신 느낌인데 참 사람 대하는 법 모르신다는 생각을 하며 양념이 잘 베어있고

푹 익은 닭볶음 탕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ㅜ.ㅜ 그 퉁명스럽고 무례한 대사를

듣고 있으면서도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는 왜 그리 맛있던지. 비락 수정과 따위는

마시지 않을테야. 그냥 저런 성격이니까 음식맛을 고수하는 건지도 몰라하면서

가게를 나왔습니다. 음... 닭볶음 탕의 감자는 정말 예술이었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316
126081 장기하가 부릅니다 '그건 니 생각이고'(자본주의하는데 방해돼) new 상수 2024.04.27 39
126080 근래 아이돌 이슈를 바라보며 new 메피스토 2024.04.27 93
126079 마이클 잭슨 Invincible (2001) new catgotmy 2024.04.26 49
126078 [KBS1 독립영화관] 믿을 수 있는 사람 [2] new underground 2024.04.26 67
126077 뉴욕타임즈와 조선일보 new catgotmy 2024.04.26 100
126076 프레임드 #777 [1] new Lunagazer 2024.04.26 26
126075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1] update 산호초2010 2024.04.26 135
126074 한화 이글스는 daviddain 2024.04.26 74
126073 낚시터에서 들은 요즘 고기가 안잡히는 이유 [2] update ND 2024.04.26 244
126072 토렌트, 넷플릭스, 어중간하거나 명작인 영화들이 더이상 없는 이유 [2] update catgotmy 2024.04.26 211
126071 [왓챠바낭] 전 이런 거 딱 싫어하는데요. '헌터 헌터' 잡담입니다 [5] update 로이배티 2024.04.25 331
126070 에피소드 #8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9 프레임드 #776 [4] update Lunagazer 2024.04.25 52
126068 ‘미친년’ vs ‘개저씨들‘ [1] soboo 2024.04.25 723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daviddain 2024.04.25 46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catgotmy 2024.04.25 90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2] 상수 2024.04.25 279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13] Sonny 2024.04.25 1163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daviddain 2024.04.25 128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catgotmy 2024.04.25 20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