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기법

2011.08.30 23:14

살아 움직이는 조회 수:2360

오늘 듀게를 구경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글은

 

'임신한 교사 -기간제 교사- 인순이- 곽노현' 을 관통하던 글인데, 삭제 되었네요.

 

괜히 지우신 이야기를 들춰내는게 껄끄럽긴 하지만, 그냥 의식의 흐름을 이용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 근데 방에 모기가 너무 많아요. 

 

도저히 흐르지 않아요. 손바닥으로 열마리, 열 받아서 수퍼마켓에 달려가서 사온 에프킬라로 열 다섯마리 째 잡고 있습니다.  

 

저는 절대 빨리지 않을거에요!!

 

지금 오직 모기 생각뿐입니다. 휴지로 벽에 붙은 모기를 치고 다른 손으로 또 다시 모기를 잡아보셨나요?

 

혹시 잡아보셨다고 자판을 치고 있을 때 에프킬라를 뿌려보셨나요?

 

굉장합니다. 의식이 흐르지 않아요.

.

.

.

 

억지로 흘려보자면, 날파리가 생각나네요.

 

예전에 살던 집 옆에 숲이 있었어요.

 

"와... 숲이다."

 

라고 감탄하면, 날파리가 입으로 굉장히 많이 들어옵니다. 굉장했거든요. 그리고 '와' 라는 감탄사도 대단하잖아요.

 

진짜 너무 많아서 여름이면 날파리들을 부르는 전기 형광등을 하루종일 켜놓고 있었어요.

 

휴지로 형광등 밑을 청소해주는게 일과라기보다는 임무였습니다.

 

그 때 저는 양봉장에서 벌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 같았습니다.

 

 

어느 날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날파리 세마리가 들어와 있었어요.

 

며칠전에 도서관에서 꼬부랑 털을 뽑아냈던 그 때처럼 날파리를 잡는 것은 하나의 습관이었죠.

 

쉭 하고 날파리 한마리를 쥐었습니다. 다들 아실꺼에요. 쥐고 던지면 기절하잖아요.

 

날파리를 던지려고 딱 쥐는 순간 나머지 두 마리의 날파리가 제 주먹으로 달려들었어요. 뻥 아닙니다.

 

순간 너무 나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상황에 너무 당황해서 주먹으로 달려드는 날파리 두마리를 마저 잡았어요. 

 

나는 그저 날파리를 잡았을 뿐이잖아...니네 그냥 날파리들이잖아...라고 속으로 걔네한테 막 변명을 했습니다. 

 

쓰고보니 도대체 이 상황에서 어디로 의식을 흘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쥴과 짐이 생각나긴 했는데, 다들 비웃으실거 같아요.

 

에프킬라는 무향이 짱입니다.

 

아, 고등어 때 도덕 선생님이 기간제 교사였어요. 플라톤의 이데아를 설명해주려고 칠판에

 

막 그림자를 그리시던게 기억나네요.

 

되게 좋은 분이셨는데, 항상 자기는 금방 짤릴거라고 웃으시면서 이야기하던게 갑자기 떠올라요.

 

이데아가 뭔지 아무도 못알아들었을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52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07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352
126224 [게임바낭] 저엉말 오랜만에 적어 보는 게임 몇 개 잡담입니다 [4] new 로이배티 2024.05.17 93
126223 90년대 fps catgotmy 2024.05.16 54
126222 프레임드 #797 [2] update Lunagazer 2024.05.16 30
126221 (수정) '꿈처럼 영원할 우리의 시절', [로봇 드림]을 영화관에서 두번 보았어요. [4] update jeremy 2024.05.16 135
126220 비트코인이 망할 것 같습니다 [20] update catgotmy 2024.05.16 537
126219 [넷플] 도쿄 MER 7화 보다 접으면서.. [3] update 가라 2024.05.16 155
126218 [넷플릭스바낭] 나름 신작 & 화제작 & 흥행작이네요. '프레디의 피자가게' 잡담입니다 [2] update 로이배티 2024.05.16 236
126217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아담 드라이버 - 메갈로폴리스 티저 예고편 [3] update 상수 2024.05.15 206
126216 삼식이 삼촌을 5화까지 다 봤는데 <유스포> [3] 라인하르트012 2024.05.15 418
126215 프레임드 #796 [4] Lunagazer 2024.05.15 55
126214 술과 모임, 허세 catgotmy 2024.05.15 134
126213 몬스터버스에서의 인간의 기술력 [3] update 돌도끼 2024.05.15 162
126212 [왓챠바낭] 짧게 쓰기 도전! J-스릴러의 전형, '유리고코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5.15 182
126211 프레임드 #795 [2] Lunagazer 2024.05.14 48
126210 그린데이 Dookie(1994) catgotmy 2024.05.14 100
126209 에스파 선공개곡 Supernova 뮤직비디오 상수 2024.05.14 145
126208 매콤이라 쓰고 핫이라고 해야한다, 신기루를 인터넷에 구현하려는 노력들(오픈 AI), 상수 2024.05.14 158
126207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5.14 445
126206 <혹성탈출:새로운 시대> 줄거리 요약 짤 (스포) 스누피커피 2024.05.14 262
126205 (정보) CGV아트하우스 [에릭 로메르 감독전]을 하네요 [4] jeremy 2024.05.13 2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