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제목은 논문제목처럼 거창하지만 내용은 별 거 없습니다.

 

저는 길을 걸으면 길 물어보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그 중에는 물론 도를 아십니까, 로 길 물어보는 척 하며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비율을 굳이 따지자면 진짜 길 물어보는 사람이 7이고 도를 아십니까는 3 정도 됩니다.

 

비교적 사람에 대해 눈치가 빠른 편이고 이 사람들이 요즘은 짝을 지어 다니기 때문에 태도나 주변에 지켜보는 사람이 있으면 그대로 대꾸도 안 하거나 대강 대답하고 빠른 걸음으로 갑니다.  그래도 진짜로 길 물어보는 사람이 도를 아십니까,로 착각되어 푸대접을 받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일단 사람 얼굴은 쳐다보고 확인하고 넘어갑니다.

여태까지 길 물어보는 일반인을 도를 아십니까, 로 착각한 적은 없어요. 그 반대의 경우는 가끔 있었지만.

 

그런데 어제는 인파가 많은 길거리를 걷고 있는데, 그때 제가 뭘 생각해 내야 할 일이 있어서 골똘히 걷고 있었어요. 대개  길을 물어보는 사람들은 행인이 다른 데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껴지면 인도에 사람은 많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접근하잖아요. 그런데 어떤 남자가 인도에 서 있다가 제게 일부러 다가와서 "저기"... 이러길래 전 당연히 그 인근에 많은, 도를 아십니까 부류이거나 뭘 판매하려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와 이런 생각은 정말 0.01 초도 안 걸려요) 큰소리로  네? 하고 얼굴을 찡그리며

쳐다봤더니 이 사람이 순간 화들짝 놀라더군요. (제가 좀 째려보면 무섭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흠칫해요ㅠㅠ )재밌는 건 이 사람이 정말 당황해서  물리적으로 한 세 보 정도 물러서더군요. 

" 저기.." 이런 다음에 대개 도를 아십니까, 의 사람들이 쓰는 길을 물어보다가  다른 얘기를 꺼내면서 수작을 부리는데 제가 쳐다봤더니 묻고 싶은 어떤 건물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거냐고 묻더군요. 저는 그냥 기분도 안 좋고 해서 대강 방향을 손짓해서 저쪽이라고 가르치고 갈 방향을 갔는데 지나고 나니 그 사람은 정말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었던거였는데 제가 굉장히 잡상인 대하듯 했던거에요. 지나고나니 미안해지더군요.

 

얼마 전에도 제가 횡단보도에서 멈춘 김에 옆에 있는 어떤 남자분에게 길을 물어보는데 꼿꼿이 서서 사람 얼굴을 단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방향만 가르키더군요.  순간 기분이 나빴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 사람도 자신에게 갑자기 말을 거는 여자가 뭘 파는 여자거나 꿍꿍이가 있는 사람이 아닌지 경계를 하거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길을 물어보고 쿨하게 떠나고나서야 그 사람이 길 잃은 시민이었는지, " 도를 아십니까"나 그런 사람인지 알게 되는 걸까요. 그래서 그런지 복잡한 도시에서 길 하나 물어보거나 가르쳐주는 것도 달갑지 않거나 상냥하지 않은 일들이 되어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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