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만든 이정범의 데뷔작이죠. 제작되기 전부터 시나리오 좋다고 충무로에 입소문이 쫙 퍼진 작품이었어요.

완성도도 준수한 편이었는데 개봉 당시엔 저평가 된 감이 있었죠. 2006년 수능시즌에 개봉했는데 개봉 첫주엔

박스오피스 1위를 찍었지만 이내 관객이 급감하여 전국관객 100만명 돌파에도 실패했습니다.

개봉당시 평단이나 관객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건 그 당시 조폭 버디 액션물이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식상했던것과 모성애를 통한 깡패의 구원이라는 얄팍한 주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설경구의 내지르는 광기 연기에 대한

지겨움이 이 영화에 대한 몰입을 방해했죠. 열혈남아가 개봉했던 때는 설경구의 연기력에 대해 분분했던 시기라

사람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어요. 또 저러네? 하면서요. 저 역시 개봉 당시에 이 영화를 봤을 땐 앞서 열겨한 요소와 더불어

설경구 때문에 집중하기가 힘들었죠. 거기다 왕가위 영화 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너무 끌리지가 않았어요.

영화의 완성도를 갉아먹는 제목이었죠. 감독이 시나리오도 썼는데 원래 제목도 열혈남아였는지 궁금하네요.

 

그런데 이 영화가 이런 요소에도 불구하고 개봉 당시에도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에 힘을 얻어 뇌리에 박히는 장면들이 많아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가끔씩 마지막에 설경구가 조한선한테 칼맞고 나문희의 국밥집에 가서 죽는 장면이 강렬하게 박혀 있어서

언제고 다시 한번 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dvd로 빌려봤는데 다시 보니 제가 기억했던것보다 훨씬 더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설경구 연기력에 대한 논란(?)도 가신지 오래라 선입견을 가지고 봤던 개봉 당시와 달리 그냥 있는 그대로의 연기가 보이는데

새삼스럽게도 참 연기를 잘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에선 사람들이 자타공인했던 2003년 이전 시절의 광기를 볼 수 있었죠.

정말 감독 말대로 똘끼가 제대로 산 영화였어요. 조한선의 연기변신도 볼만했고 배역하고도 잘 어울렸죠.

개봉 당시엔 잘 몰랐던 류승룡, 윤제문의 연기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성애를 통한 깡패의 구원이라는 설정 때문에 거북한 요소가 있긴 하지만 감정을 쥐어 짜내지도 않으면서 감정이입을 유발하는

묘사들도 멋졌습니다. 매력적인 하드보일드 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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