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3382505

 

딴 얘기부터. 이 사건에 관심을 두고 어떻게 되나 지켜본 입장에서, 앞으로 절대 소송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실미도>가 개봉하고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가 이루어진 것이 2004년인데, 2005년에 1심 판결이 났고, 항소했더니 2006년에 2심 판결이 났고, 상고했더니 대법원 판결은 지난주에 났습니다. 뭐 사람 신체의 구속 여부가 걸린 형사재판이 아니니 좀 여유있게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민사소송이라도 그렇지 7년이나 걸린다니. 특히 대법원에서 이 사건을 들고 버틴 시간은 비정상적입니다. 대법관을 두 배로 늘려서 시간이 반만 걸린다고 해도 대법원에서만 2년이라는 뜻이니, 이쯤되면 대법원측이 원하는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를 정말 들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여하튼 이 소송의 내용은, 실미도 부대원의 유족들이 강우석 감독과 시네마서비스 등 제작사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건이었습니다. 주요 포인트는 대원들이 사형수나 중범죄자들이 아닌 일반인들이었는데 인생 막장에서 어쩔 수 없이 실미도로 간 걸로 묘사했고, 대원들이 영화 안에서 북한 군가를 부르는 등 용공주의자로 묘사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결론은 제목 그대로 패소입니다. 법원의 판단은, 일단 정부 조사 결과 그 사람들이 사형수가 아니었던 건 맞는데, 떠도는 소문, 당시 정부의 발표, 원작소설의 내용 등에 일관되게 그들이 사형수, 중범죄자 등이라고 하고 있었고, 그나마 그들이 사형수가 아니라는 것도 영화 개봉 이후 정부의 조사가 이루어져서 알게 된 것이니 영화감독이나 영화사들은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이 북한군가를 부르긴 하지만 일관되게 "김일성 목을 따러 가는" 부대원들로 묘사되고 있어 용공주의자로 묘사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그 외에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영화감독이 정부처럼 철저하게 검증하고 영화를 만들라고 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는 것이 주된 요지입니다. 유족에게는 안됐지만, 대체로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p.s. 직접 읽진 않았습니다만, 실미도 부대원들이 사형수들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퍼뜨린 것은 아무래도 당시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형욱의 회고록이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부대의 창설과 운영에 직접 관여했던 김형욱이 "내가 가장 잘 안다"며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 검색해보니 국회의원이 미국에 있는 김형욱을 찾아가 인터뷰하고 회고록을 만든 모양이네요 - 정작 진상조사 해보니 전혀 사형수가 아니었다니. 이건 뭔가요. ㅡㅡ; 실무선에서 그냥 민간인들 모집하고서 극적으로 보이려고(?) 사형수라고 허위보고라도 한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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