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총체적 난국......

2010.07.19 16:58

걍태공 조회 수:3138

어릴적 살던 시골 마을에는 에어컨이 있는 곳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여름이 오면 읍내에 하나 있던 은행 지점이 피서 장소가 되었습니다. 은행 안으로 들어가면 뿜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죠. 방학을 기다리며 선풍기 하나 없는 교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던 어린이는 얼른 방학이 되어 은행 지점으로 놀러가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물론 은행 안에서 너무 오래 미적거리고 있으면 청원 경찰 아저씨한테 쫓겨나곤 했지만, 갈 곳 없는 어린이들을 크게 구박하진 않았었죠.


주말 내내 샤워와 에어컨이 고장난 집에서 복 날의 개처럼 혀를 빼물고 헉헉거리며, 어릴적 피서 장소였던 은행의 추억을 떠올리고 또 차라리 에어컨이 쌩쌩 돌아가는 사무실에 가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래서 오늘은 월요병도 겪지 않고 신나서 출근했어요. 회사에 출근하는게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죠.


과부하가 걸렸는지 사무실 에어컨이 고장나기 전까지는요.......................................


에어컨이 고장난 사무실은 순식간에 사우나로 변한 느낌입니다. 추운 건 상관없어도 더운 건 못 견디는 제겐 너무 큰 시련이네요. 동료 직원들에게 그냥 집에 갈래하고 외쳤지만, 집 에어컨도 고장난 건 마찬가지....... 수리하는 분이 내일이나 올 수 있다고 했단 말이에요.


살려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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