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때문에 본게 아니고 타이타닉을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것에 감격해 봤습니다. 재관람 관객들 대부분은 저와 비슷한 이유로 보지 않았을까요?

3시간 넘어가는 영화를 극장에서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영화 상영시간이 195분. 상영 십분전에 들어가서 광고를 다 봤으니 실질적으로 극장에 있던 시간은

거의 220분. 영화는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는데 역시 3D는 안경착용자에겐 힘드네요. 내려가는 입체안경을 195분 내내 양쪽 손 교대해가며 붙잡고 봤습니다.

 

입체 효과는 좋습니다. 어떻게 된게 컨버팅한 3D가 애초부터 입체영화를 고려하고 제작한 영화들보다 더 실감나고 입체적이네요.

역시 제임스 카메론이었습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입체 효과가 살아나서 이렇게만 만들면 장르 불문하고 어떤 영화든 입체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3D가 제대로 살아나는 장면들은 현재의 묘사입니다. 타이타닉호가 나오는 과거 장면들에선 3D효과가 별로 없는데 할머니 나오는 현재의 모습들에선

작정을 하고 모든 장면에 입체효과를 불어넣습니다. 타이타닉은 초반과 할머니 나오는 장면들이 참 재미가 없고 지루한데 감독이 그걸 의식해서 신경을 쓴게 아닐까

싶었어요. 특히 할머니가 옛 이야기를 들려주기까지의 초반 30여분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만큼 길디 긴 서두인데 재개봉판의 입체효과가 실감나서

별로 지루한지 모르고 봤어요. 개봉 당시 보고 dvd로 다시 볼 땐 초반과 할머니 나오는 장면들은 모두 건너 뛰어서 진짜 오랜만에 도입부를 봤네요.

 

보면서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여러모로 좋았습니다. 98년 개봉 당시 볼 때는 내용이 어떻게 끝날지 알다보니 배가 추락하기 전의 평온한 모습들이 더 슬펐는데

다시 극장에서 보니 중반 이후 배가 추락하는 상황묘사들이 정말 탁월하게 잘 그려졌더군요. CG티가 거의 안 나는 시각효과도 15년 전 영화라는게 무색하게 뛰어났고요.

고혹적인 케이트 윈슬렛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개봉 당시엔 디카프리오 인기에 가려져서 배역과 어울리지 않게 통통한 여배우처럼 느껴졌는데

다시 보니 그때 왜 그런 선입견을 갖고 봤을까 할 만큼 눈부십니다. 케이트 윈슬렛이 통통한게 아니라 디카프리오가 지나치게 말랐던것을.

디카프리오는 아카데미 후보 제외가 아쉽죠 뭐. 꼭 오를만한 연기는 아니었지만 늙은 로즈까지 예의상 조연상으로 올려줬으면 디카프리오도 후보 지명 정도는 해줬으면

보기 좋았을텐데요. 거의 그 때문에 시상식에 불참한거나 마찬가지였던 디카프리오도 속좁긴 매한가지였지만.

 

개봉 이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게 처음인데 다시 보니 배역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어요. 보면서 캐시 베이츠 분량이 저 정도로 적었나 싶었어요.

많은 배역, 하다못해 대사 한두줄만 있는 단역까지도 다 기억나는거 보면 이 작품의 시나리오는 꽤 준수한것이었지요. 혹자는 뻔한 러브스토리라 폄하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흡인력있게 진행되는 3시간 넘는 대작은 흔하지 않습니다.

 

3시간 넘는 영화가 극장들이 선호할 만한 작품이 아니지만 개봉관에 관객도 많았고 호응도도 높았습니다. 15세 관람가인데도 어린애들 데리고 온 부모 관객도 많았는데

애들도 3시간 넘게 보채지 않고 집중해서 잘 보더군요. 훌쩍거리는 관객도 많았습니다. 예매율이 괜찮아서 못해도 3주는 가지 않을까 싶어요.

 

아, 근데 이번 상영판이 무삭제판인가요? 98년도에 봤을 때와 달리 케이트 윈슬렛 누드 장면이 좀 더 보강된것 같은데 확신이 안 서요. 이번 재개봉판엔 케이트 윈슬렛의 가슴을

확실히 볼 수 있는데 98년도판이랑 똑같은지 헷갈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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