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하라

2012.05.24 12:23

토토랑 조회 수:906

방금 다 읽었어요. <점령하라>

미국 점령운동에 관한 리포트입니다.

점령운동에 참가한 여러 사람의 글과 슬라예보 지젝, 주디스 버틀러 등의 연설을 엮은 책이죠.

 

점령운동에 대해서는 큰 줄기만 들었고 세세히는 몰랐었는데 책을 보면서 더 여러가지를 알게 되네요.

역시 지젝과 버틀러의 연설은 인상깊습니다. 

특히 지젝의 스스로와 사랑에 빠지지 말라는 말은 강하게 각인되네요.

그런 경우 많죠. 어떤 행위 보다도 그 행위를 하고 있는 지금 내 자신이 사실 더 좋은 거.

나중에 몇 년 지나서 '그 때 점령운동할 때, 그 땐 참 좋았었는데'라고 회상하고 있지 말라는 지젝의 말에 뜨끔했습니다.

 

그보다 인상깊었던 것은 점령운동 자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령운동 자체의 규모유지에 더 힘이 쏠리게 되는 아이러니였습니다.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리고 오랜 시간 함께 있다보니 빨래문제가 생기고 위생문제가 생기고 당연히 더해서 치안문제가 생기고.

공개총회에서 갈수록 시대적 사안에 대한 얘기보다 '이 빨래감을 어떻게 처리할것인가''노숙자 문제를 어쩔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게 되는 과정이요.

 

특히 드럼서클 관련한 얘기는 처음 들어서 신기했어요.

하루종일 드럼을 두드리며 자신을 표현하는 집단과 소음문제를 제기하며 저지하려는 집단. 사실 두 그룹이 주장하는 것은 똑같은것인데요.

오클랜드의 폭력집압에 중상을 입은 시위대 두 사람이 모두 이라크 참전용사였다는 점도 가슴이 아프더군요.

오바마도 지지를 표명한 운동인데도 여전히 과잉진압이 가능하다는 것도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신기했습니다.

 

점령운동에 문제가 없지는 않습니다.

주변 상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심지어 골목에 용변도 보고(윽..)  당연하지만 치안문제가 있고 성폭행 논란도 있고요.

그리고 보수언론은 이런 문제만 중점 보도하고요.

그럼에도 역시 점령운동을 지지할수밖에 없는 건 저도 역시 99%이기 때문이겠죠.

 

책은 날이 추워지면서 잠시 주코티 공원의 점령운동이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작년에 점령운동에 대해 찾아보다가 올해는 관심이 멀어졌었는데(ㅠㅠ) 다시 잘 진행되고 있나 궁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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