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 노래'를 들으면 기억 속에서 조건 반사처럼 튀어나오는 장면.

 

 

출연 배우와의 연관성 때문에 다른 영화를 많이 말씀하시지만, 전 그 노래를 아예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그냥 무조건 이 장면이 튀어 나와요.

아마 평생 이러겠죠.

 

2.

적당히 심각하고 적당히 진지하면서도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가볍고 그러면서도 또 적당히 감정을 건드려 주고...

말로는 쉬운데 이 모든 것이 이 영화 정도로 '거의' 완벽하게 적당하기란 참 어렵지 않겠습니까. 참 대단한 감독이라고밖엔 할 말이 없네요.

이미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소재나 그걸 다루는 방식 같은 부분들을 하나 하나 떼어 놓고 보면 참 뻔하다... 싶은데, 그걸 전부 합쳐 놓은 결과물은 또 이렇게(?) 나와 있으니. 내공이 부족하여 요것조것 주절주절 설명하진 못 하겠고. 역시 그냥 '참 대단하세요' 라는 말 밖엔;;

 

3.

배우들이 하나같이 다 잘 생기고 예쁜 사람들만 나와서 보는 내내 눈도 즐겁기도 했고. 오션즈11~13 들 생각이 나기도 하더군요.

오션즈 시리즈는 소더버그에겐 쉬어가는 소품(내지는 용돈 벌이;) 같은 의미였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인셉션도 놀란에겐 그런 의미가 좀 있을랑가요. 애초부터 작정하고 팔랑팔랑 놀아보세 분위기였던 오션즈 시리즈에 비해 이 영화의 분위기는 너무 무겁고. 또 만들어진 모양새도 엄청 공을 들인 티가 나긴 합니다만. 대충 보면 보이는 것에 비해 제작비는 많이 안 들어갔을 것 같고... 아무 이유 없이 '난 가볍게 한 편 만들어도 이 정도라고!' 라며 으쓱거리는 놀란 아저씨 모습이 상상이 되어서. -_-;;

그러고보니 메멘토 이후로는 이 사람 영화를 거의 충실하게 챙겨보고 있는 상황인데 프리스티지 하나는 안 봤네요. 이 영화는 어땠나요? 전 '상대적으로' 평가가 좀 박한 편이었던 인썸니아도 아주 좋게 보긴 했는데 아무 이유 없이 저 영화는 땡기지가 않더라구요.

 

4.

역시나 결말의 해석을 놓고 수많은 설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형국인데.

대략 5년 전의 저였다면 그 중에서 가장 비관적이고 우울한 걸 붙들고 늘어지면서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겠지만. 이상하게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맘 편한 해피엔딩이 좋아지는지라, 어지간하면 그냥 영화의 결말에서 보여진 것이 다이고 그게 정답이라고 믿고 싶거든요. 음악 쿠키도 그냥 재미로 넣어 본 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해 버리고 있구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노골적으로 눈에 걸려서 불편한 것이...

 

케인 옹 말입니다. 코브 아부지.

도대체 그 할아버지는 어떻게 알고 프랑스에서 미쿡까지 날아와서 코브를 마중나와 있는 걸까요. -_-;;;

그리고 또 한 가지 헷갈리는 것이, 처음에 코브가 자식들과 통화할 때 분명히 '할아버지' 운운 하는 대사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애들을 키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조금 있다 보니 할아버지는 프랑스에 있고. 그러더니 마지막 장면엔 또 미쿡에서 자식들과 함께 있고...;;

이것만 아니라면 나머지 결말 관련 떡밥들은 그냥 대충 무시해도 될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것 하나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영화의 결말, 해피엔딩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이 할아버지의 행동을 모순 없이 설명할 수 있는 설이 있을까요. '알고보면 케인 옹이 엘렌양을 사주하여 코브에게 인셉션을 실행했다' 라는 설이 가장 비슷하긴 한데... 그렇다고 쳐도 코브와 자식간의 통화에서 나온 할아버지 언급이 뭔가 좀 이상해서요. 한글 자막 말고 원어 대사를 보면 뭔가 좀 설명이 되려나요?;

 

5.

괜히 쓸데 없는 트집을 몇 가지만 잡아 보자면.

 

 - 사실 '림보'의 개념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야기 만드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설정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 처음 디카프리오가 엘렌 페이지를 붙들어놓고 '설계자'의 업무를 설명할 땐 그게 엄청 그럴싸해 보였는데. 정작 실제 업무에 들어가고 나니... 음... '그래서 엘렌이 뭘 만들었다고? 무슨 미로? 어디에?' 라는 느낌이; 이래서 엘렌 페이지가 실은 케인 옹 꼬붕이었다는 설이 나오는 것인가! 라는 생각까지 살짝 해 봤습니다.

 - 사이토가 너무 착하고 너무 성실해서 좀 웃겼지요. 첨엔 엄청 카리스마 있는 척 하고 등장하더니 어느새 I.W.G.P의 허당 경찰서장님이 되어 있어서 정겨웠습니다. 그런데, 어째 그 때보다 더 젊어 보이더군요. 배우들이란 참으로 신기한 존재.

 

6.

또 한 번 볼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주 재밌게 봤고, 그래서 나중에 DVD라도 출시되면 거의 구입하는 쪽이겠지만, 극장에서 또 볼지는 음...

 

마지막으로,

Stage 3에서 '모던 워페어'를 생각하며 '놀란 게임 좀 하는구나ㅋㅋ' 라고 생각했던 것은 저 뿐일까요. -_-;;

 

아차. 한 마디만 더.

 

엘렌 페이지 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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