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곧 내용.

 

친구 생일 모임도, 연말 모임도 늘 시간 조정도 장소 결정도 제가 합니다.

무슨 직함을 맡은 건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군요.  명시적으로 네가 하라고 정한 일은 아니죠. 십 년 이상, 때가 되면 00이 생일 어떻게 하느냐는 문자가 '저한테' 오고 저는 다른 친구들의 시간을 알아보고, 천우신조로 맞아 떨어지는 시간을 택해서, 00은 맛이 없고, 00은 너무 먼데 왜 거기로 정했느냐, 하는 소리를 들을 것이 뻔한데도 교통편과 거리와 입맛을 감안해서 장소를 잡아야 하죠.

각자 가정이 있고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 모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문자를 보내서 답변이 오는 데만도 하루 이상 걸리는 일이 흔해요. 대부분 메신저 막아놓은 직장입니다.

슬슬 이건 아니다 싶었던 것이 삼 년 전 부터라 살살 빠지기 시작해서 '모임 장소에 대해 토다는 사람이 다음 장소를 정하도록 하자'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하긴 뭘 해요. 결국 작년 연말에는 모이지도 않았고 생일에는 단둘이 단촐하게 고기 썰었어요.  언제 모이느냐고 문자가 오는 걸 보면 그 모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고. 

 

친구 하나가 해외 파견을 가게 돼서 모이게 되는데 아무래도 제가 안 나서면 이 친구, 섭섭함을 안고 떠나게 되겠죠.

전 다음주부터 휴가도 가을 이후로 미룰 정도로 정신 없이 바빠요.  시간 잡아서 통보만 하면 어떻게든 시간 맞춰 나가겠으니 니들이 알아서 정하고 통보해 달라고 분명히 얘기 했어요. 그런데 왜.왜,왜. 지금 주말에도 일처리하느라 정신 없는 저를 매개해서 대화를 하려고 드는 겁니까.  ㅠ_ㅠ 네. 네가 좀 해라, 하는 냄새가 폴폴 풍겨요. 으아악.

 

인간성은 별로인데 마음만 약한 인간은 늘 이런 번뇌를 지는 것 같군요.  전문용어로는 오지랖이라고 부릅니다. 

 

나가는 당사자만 만나서 밥 한 끼 사야겠습니다.

 

전혀 상관 없는 야그.

 

은근히 화가 치밀어서 이런 것을 샀어요.

 

전 끝없이 춤을 추며 휴가도 반납하고 일을 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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