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 내 꿈이 스포. (스포)

2010.07.27 19:04

스위트블랙 조회 수:2185

꿈속에서 꿈을 꾼 기억 있으신가요? 꿈속에서 꿈을 깨는데 단계별로 걸쳐서 깨 본적 있으세요?

전 자각몽을 많이 꾸는 편인데, 두어번 꿈속에서 꿈을 꾼 기억이 있습니다. 그 꿈에서 깨어나

"나 꿈꿨나?" 하면서 일어나 세수하고 옷갈아 입고 나가려고 하는데 그게 또 꿈이었고 전 이불

속에 있었죠. 몸이 몹시 무거웠습니다.

그렇게 인셉션에서 단계별로 꿈 안으로 들어가는 것,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킥이 필요한 것,

꿈이 꿈의 영향을 받는 것.

그런 것이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게 거쳐야 할 수순 이라고 생각되었죠.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 인셉션은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누군가의 경험에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꿈속에서 꿈을 꾸는 것. 꿈속에서 꿈을 깨는 것.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장면은 엘렌 페이지가 두개의

거울을 세워 끝없는 액자속의 레오를 비추던 장면이었어요. 거울 속의 나, 거울 속의 나, 거울 속의 나.

끝없이 겹쳐진 나. 영화의 내용이 함축된 장면이었다고 봐요. 그 때 던진 레오의 대사도 그런 것이었구요.

오히려 무의식의 단계를 너무 심플하게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수록 무의식에 접근하게 되다니. 1층을 누르면 멜이 나오고, B를 누르면 아이들이 나오고,

밖으로 나오면 기차가 달려오고... 그렇게 더 얽어놨었으면 전 더 좋아했을 거예요.

이야기하면 이야기할 수록 끊임없이 얘깃거리가 쏟아지는 영화예요. 전 마지막 장면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죠. 그게 현실이 아니라면 이 영화 자체가 저한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걸요.

 

50년의 세월 속에서 코브와 멜이 나이 든 모습을 설핏 비추어 주었는데, 철로에서 기차를 기다릴 때는

둘 다 젊은 모습인게 걸렸어요. 그 순간에 둘은 노인인 채로여야 사이토가 노인인 모습인 것이...

뭐랄까 시처럼 운율이 맞는달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한번 더 봐야 겠네요. 한번 더 보면 의문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늘어나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0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51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427
126199 프레임드 #793 [2] new Lunagazer 2024.05.12 20
126198 어머니와 [쇼생크 탈출]을 보았어요. [4] new jeremy 2024.05.12 97
126197 [넷플] 시티헌터(2024) [1] new 가라 2024.05.12 96
126196 코로나때 멀어진 친구 new catgotmy 2024.05.12 83
126195 드레이크는 new daviddain 2024.05.12 59
126194 옹정황제가 십팔동인을 크게 물리치다 [1] new 돌도끼 2024.05.12 81
126193 바낭 - 우유도 투쁠(다 큰 어른이 우유를 마시면 역시...) new 상수 2024.05.12 70
126192 '킹콩 최후의 결전' new 돌도끼 2024.05.12 63
126191 Roger Corman 1926 - 2024 R.I.P. [3] new 조성용 2024.05.12 95
126190 [왓챠바낭] All you need is love, '산책하는 침략자'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5.12 139
126189 레트로튠 - This Old Heart of Mine [2] theforce 2024.05.11 62
126188 프라임 - 폴아웃 [4] theforce 2024.05.11 128
126187 프레임드 #792 [4] update Lunagazer 2024.05.11 39
126186 테일러 스위프트 - Cruel Summer [3] update catgotmy 2024.05.11 111
126185 쇼생클 탈출 30주년 리마스터링 재개봉 [4] update 상수 2024.05.11 201
126184 역시 엘롯이 만나면 daviddain 2024.05.10 88
126183 프레임드 #791 [4] Lunagazer 2024.05.10 47
126182 드래곤퀘스트와 스기야마 코이치, 서정주 catgotmy 2024.05.10 86
126181 의도와 반대된 판타지 충족영화? '너란 개념' [11] LadyBird 2024.05.10 331
126180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이유 catgotmy 2024.05.10 3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