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가 나레이션을 했는데 격하게 표현하자면 거의 사기수준이더군요.

듣는내내 울컥울컥 하는데 정말 끝까지 보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어릴때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20대 초반, 그리고 군제대 후까지도 좋아했구요.

 

헌데 복학 후 반지하방에서 살때부터 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습죠.

반지하에 난 창을 열면 사람하나 겨우 비집고 들어갈만한 좁은 통로가 있는데 아, 고양이들이 글쎄 거기에 똥을 싸는 겁니다.

치워도 치워도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그동네 고양이들은 모조리 거기서 싸는지 하여간 치워도 치워도 계속 싸는 겁니다.

 

고양이 똥냄새가 그렇게 지독한지는 그때 알았습니다.

여름에 창문을 못 열겠더군요.

 

고양이들은 한번 싼곳에 계속 싸는 습성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고.

노이로제를 넘어서 요즘 말로 정신붕괴에 이르렸지요.

헌데 똥만 산게 아니였어요.

당시 그동네 고양이들이 제가 사는 곳이 무슨 안식처라고 느꼈는지 창문쪽에는 똥을 사고 문앞에는 음식 쓰레기를 주워와서 거기서 먹는겁니다.

학교 갔다오면 매일같이 고양이가 싼 똥을 치우고 먹고 남긴 음식물 쓰레기를 쓸었습니다.

어딜 가더라도 그 생각만 하면 짜증이 날 정도였으니 할말 다했죠.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아무 효과가 없어고 결국 무리해서 반지하방을 탈출, 지상(?)으로 옮겨갔습니다.

 

헌데 지상(?)에서 살다가 다시 이사간집이 반지하였어요.

그리고 앞선 상황을 또 겪게 됩니다.

이젠 뭐, 트라우마라고 말해도 과하지는 않을 터.

 

 

 

 

그때를 기점으로 예전에 가졌던 고양이에 대한 호감이 비호감으로 180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언젠가 좋은 집에 가면 고양이를 꼭 키워보리란 생각도 버리게 되었구요.

지들이 알아서 대소변을 가리고 내가 치우지 않는 조건이면 키워보리라, 이랬다니깐요.

 

이제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여전히 작동이 되는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이 완화(응?!) 되었지요.

오해는 마세요, 저 동물박해랑은 전혀 상관이 없어요. 엉뚱한 오해 하시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다만 아픈기억(!)으로 인해 좀 힘들었을뿐.

지금은 뭐랄까? 고양이 보면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더 이상 반지하에서 살일은 없어 보이고 -앞날은 모른다지만- 그래서 예전에 겪었던 그 고생은 다시 없을꺼란 생각이 드니깐 이젠 그저 그래요.

 

아무튼 엉뚱하게도 저와 고양이간에 얽히고 섥힌 이야기를 길게 풀었습니다만,

우연히 저번달에 '환경스페셜, 철거촌 고양이'를 보게 되었습니다.

 

휴, 정말 보다가 너무 가슴이 먹먹해져서 다른 채널로 돌렸다가 좀 진정되면 다시 봤는데 참 힘들게 봤어요.

작정하고 눈물을 뺄려고 했는지 원.

 

 

 

일본의 에노시마는 고양이들의 천국이라지요?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차피 같이 사는 녀석들인데 지금보다는 좀 더 우리와 정겹게 지낼 방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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