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이든 동성이든 상관 없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정말 사소하고 별 것 아니고, 남들은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갈 게 분명한데

혼자서 그 장면이 의지와 상관없이 딱 각인 되면서 호감이 급상승하는 경우가 있으신가요?

심지어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란 사실조차 알지 못했기에 스스로도 약간 우스울 정도로요.

 

전 실질적으로 하는 일은 없으면서 인간으로 태어나 지구를 말아먹고 산다는 사실에 죄책감만 느끼는 성격이라 그런지

자원/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사소한 행동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입니다.

이걸 어제 제대로 깨달았는데, 되짚어보니 그런 일이 두번 더 있길래 시간 순으로 적어봅니다.

 

1. 대학교 1학년 때 만난지 얼마 안된 친구(지금은 베프)랑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가 만화책을 한권 샀는데, 비닐 포장을 벗겨서는 쓰레기통을 눈 앞에 두고도 그 비닐을 가방 속에 넣었어요.

제가 궁금해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는 분리수거 안 할 건데 이거 집에 가지고 가면 비닐로 분리배출 할 수 있잖아'

라고 대답을 했고, 전 이 말에 반했던(?) 거 같습니다. '이 아이 정말정말 좋은 아이구나!' 싶었달까요.

 

2. 또 하나는 중학생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가 대학생 때 저희집에 놀러왔을 때예요.

친구가 컴퓨터를 쓸 일이 있어서 잠시 쓰고 전원을 껐는데 그냥 전원만 끄는 게 아니고

컴퓨터 책상 밑의 멀티탭 전원까지 말끔하게 차단을 하길래 새삼 이 친구가 좋아졌어요.

사실 이건 의식의 문제라기보단 습관의 영역인 것 같지만 어쨌거나 저한테는 호감 요인입니다.

 

3. 이건 어제 있었던 일이에요.

배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컵 안에 숟가락, 숟가락 포장 비닐, 휴지 등등을 다 집어넣고 버리러 갔더니

쓰레기통이 컵과 일반쓰레기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애인이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비닐까지 일일이 다 손으로 떼어내서

일반쓰레기통에다 버리길래 이런 거 좋다고 막 칭찬을 해줬습니다.

내가 이런 거에 잘 반한단 사실을 이때서야 깨닫고 친구들과의 일도 얘기해줬고요.

 

4. 그러고 어제 저녁엔 마트에 갔는데, 애인이 목적지인 음료 코너를 향해 걸어가면서 옆에 놓인 냉동고의

미닫이 유리문(갑자기 팔을 뻗길래 보니까 5cm쯤 열려있었던 듯요)을 마저 닫고 가길래 다시 한번 "아, 이런 거 좋다!"라고 외쳤습니다.

돌아온 반응은 "니 진짜 취향 특이하다ㅋㅋㅋ"였지만 그렇거나 말거나 이런 거 좋아합니다.

 

이렇게 약간 엉뚱하고 굉장히 사소한 부분에서 반하는 포인트가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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